3·15의거탑·각종 부조물
단순 시설점검·유지 넘어
민주교육 기능 강화 절실

<경남도민일보>는 3·15의거 60주년을 맞아 남기문 3·15의거기념사업회 국장과 함께 '3·15의거 재현의 길'을 돌아봤다. 3·15 발원지를 시작으로 불종거리, 3·15의거 기념탑, 마산의료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등으로 이어지는 재현의 길 9곳을 소개하고, 기념사업회가 진행하는 3·15의거 관련 행사 일정 등을 짚어봤다.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시작된 3·15의거 = 뜯겨버린 나사와 덜컹거리는 밑바닥, 이 흔적은 3·15의거를 상징하는 부조물의 지난 14일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본 이 부조물은 지나가던 차에 부딪혀서인지 밑바닥이 반쯤 뜯겨있었다. 옛 민주당 마산시당 당사가 자리했던 건물 앞에는 '3·15의거 발원지 상징공간 조성지'라고 적힌 파란색 배경의 현수막만 걸려있고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남 국장은 "당시 정경도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을 필두로 부정선거에 반발한 민주당원들과 시민들이 집결해 첫 시위를 벌인 장소가 바로 오동동 문화광장이었다"며 "3·15의거 당시 광장에는 2층짜리 목조건물로 지어진 민주당 마산시당 당사가 있었지만, 현재 이 자리에는 목조건물 대신 5층 상가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남기문 3·15의거기념사업회 국장이 지난 13일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앞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남기문 3·15의거기념사업회 국장이 지난 13일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앞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여기서 경남은행 오동동지점 방면으로 3분 정도 올라가면 불종거리가 있다. 불종거리는 마산어시장부터 육호광장으로 이어지는 일대 구간이다. 당시 시위대는 선거 무효를 요구하며 옛 당사 앞에서 불종거리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은 투석전(돌을 던지면서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불종거리에서 마산어시장과 창동통합상가 쪽으로 5분 정도 더 걸으면 창동치안센터가 나오는데, 불종거리 일대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들이 우르르 몰려가 시위를 벌인 곳이 창동치안센터였다.

남 국장은 "창동치안센터는 마산시청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구두닦이를 하던 오성원 열사가 여기서 돌아가시고, 강융기 열사는 여기서 총을 맞았다"며 "이곳은 항상 표적이 되는 장소였다. 부마항쟁, 6월 항쟁 등과 관련이 되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산의료원 방면으로 15분 정도 걷다 보면 3·15기념탑이, 기념탑에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3·15의거 무학초등학교 총격담장이 세워져 있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가 옛 마산시청(현 마산합포구청)으로 가는 길목에서 무학초등학교 앞 도로에 집결하자 실탄 조준사격을 했다. 이 총격으로 무학초등학교 담장에는 실탄 자국이 남았다.

남 국장은 "실탄 자국이 있는 실제 담장은 원래 무학초등학교 정문 앞에 있었지만 지금은 허물어지고 없다"며 "지금 있는 총격담장은 실제 담장이 있던 장소 옆에 교육용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담장이 있던 자리에는 3층 규모의 상가 건물이 있었다. 그 옆에 있는 교육용 총격담장은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해서 생긴 총알 자국을 실제 모습처럼 본떠 지난 2014년 만들었다.

◇3·15의거 재현의 길은 =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 3·15의거 발원지에서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에 이르는 '3·15의거 재현의 길'은 1960년 3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 역사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창원시는 2016년 이후 이 일대 역사 탐방 활성화를 위해 코스를 만들었다. 걸어서 이동하면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역사 현장을 체험하며 자유·민주·정의 등 3·15의거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마산 민주화의 길'(3·15아트센터~부마민주항쟁 조형물)도 조성했다. 3·15의거,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6월 항쟁이 일어난 민주성지로서 탐방 코스도 마련한 것이다. '3·15의거 재현의 길'과 '마산 민주화의 길'은 시청 누리집에서도 자세히 볼 수 있다.

하지만 3·15의거 교육·탐방 콘텐츠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돼왔다. 행정에서도 단순히 기존 유적지와 시설물 점검이나 유지관리에 그치지 않고, 유적지를 활용한 콘텐츠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창원시는 올해 3·15의거 발원지 상징공간을 조성 중이다.

마산합포구 문화의길 54(오동동 165-7)에 있는 지하 1층~지상 5층 상가가 상징공간으로 만들어진다. 3·15의거 당시 2층 목조 건물로 옛 민주당 마산시당사로 전해지는 장소다. 시는 이곳에 민주화 유적지 탐방객과 시민을 위한 교육장, 홍보 자료관, 시위 체험관, 민주주의 역사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성원(더불어민주당, 완월·자산·오동동) 창원시의원은 지난 1월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건립한 지 60년이 되는 3·15의거탑 보강·보수 등을 요구하고, 3·15의거 발원지에서 3·15의거탑을 지나 마산중부경찰서까지를 '민주화거리'로 명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끝>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