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표현하고 여러 경험하는 맞춤 공부
자신의 상황 얘기하는 가족 대화도 중요

학교의 뜰에는 새 생명이 푸릇푸릇 솟아나고 봄꽃은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활짝 웃고 있다. 교실도 청소하고 새 단장을 하였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학생들이 없다.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인하여 개학이 오는 23일로 3주간이나 연기되었다. 지금까지 초·중·고교의 개학이 연기된 적은 없었다.

아이들은 외출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므로 너무나 답답해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SNS로 친구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이나 인터넷 게임의 과몰입이 우려된다. 학생들이 휴대전화와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고 유의미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별히 학업 중단과 심리적 위기 학생들은 찾아가는 방문 상담도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계속해서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생활지도 및 자기주도학습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와 SNS로 안내하고 있다.

담임 교사는 단체 대화방이나 문자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담임 교사의 대화에 응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부모 또는 친구를 통해서 대화에 응답하도록 한다.

본교의 학생자치회에서는 반별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소통을 독려하고 또 페이스북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는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교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특히 입학이 늦추어지는 신입생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재학생 글은 가슴 뭉클하게 한다.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자기주도학습 내용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을 살펴보면 △국어의 '내가 만약 우리 반 반장·부반장 후보가 된다면 어떤 공약을 하고 싶은지 근거와 실천방안을 적어보자', 자기 소개하기로 '나를 표현하는 단어 3가지를 제시하고 그 이유 설명하기' △체육의 '스트레칭·줄넘기 등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기' △기술·가정의 '집안일 하는 모습 찍어 보내기' 등과 같이 학생들 삶과 관련한 것을 경험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본교 수학과 한 교사는 "어떤 아이는 집에 프린터가 없는 경우도 있어 휴대전화만으로 수학의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게 했다"라며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시스템(네이버 폼)을 편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예로써 피타고라스 정리에 관한 EBS 동영상 3편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링크를 보내고, 학생의 활동은 설문조사 시스템으로 안내했다. 학생 활동 문항은 '피타고라스 정리 3편의 동영상을 보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보자, 피타고라스 정리에 대한 나의 이해 정도는 어떠한가?'이며, 그 질문에 답변하는 글을 교사 휴대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교사는 한 학생이 '이제 피타고라스 정리는 선생님께 설명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변한 글을 소개하면서 매우 흐뭇해하였다.

본 사례는 거꾸로 수업(flapped learning)과 배움 중심 수업의 장점을 SNS에 잘 접목한 수업 전문성이 돋보이는 것으로, 개별 학생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고 진단하여 처방적인 개별맞춤식 교수학습을 구상할 수 있게 한다.

아이의 자기주도학습에는 가정에서 부모 역할도 중요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게 지시와 캐묻는 형태의 대화보다 가족 대화 모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화 모임에서 부모가 먼저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감동한 사례를 진정성 있게 얘기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을 얘기하게 되고, 부모의 정신적 지지가 힘이 되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길러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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