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주 철거·빌라 신축하려다, 시 원형 보전 요청 받고 철회
근대건조물 지정 절차 계획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초등학교 인근 근대건축물 '일한와사'가 허물어질 뻔했다가 창원시가 나서면서 지켜지게 됐다. 시는 근대건조물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창원시에 따르면 일한와사는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한 사업가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 사업가는 일한와사를 포함해 주변 땅까지 849.6㎡(약 257평)를 사들였고, 일한와사를 허물고 빌라를 지으려고 했다.
시는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라며 사업가에게 빌라 건축 대신 사택 원형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사업가는 빌라를 짓지 않겠다는 의사를 창원시에 전달했다.
또 나무와 풀이 너무 우거져 불편하다는 주변 민원에 따라 최근 나무와 풀도 베어냈다.
이는 지난해 5월 진해구 속천로에 있던 '이애숙 가옥'이 허물어질 때까지 시가 그런 사실을 알지도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일한와사는 일제강점기 마산지역에 최초로 가로등을 밝힌 일본의 전기회사 이름이다. 이 건물은 당시 일한와사 사장이 사용하던 사택이다.
1938년에 건축한 이 사택은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전반적인 상태도 양호해 근대 마산을 알게 해주는 가치를 지녔다.
유진상 창원대 교수는 "일한와사 처럼 석축부터 지붕, 내부 소품까지 과거 모습 그대로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며 "일한와사의 희소가치를 고려해 무조건 보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근대건조물 지정 작업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지만, 창원대 산학협력단에서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는 9월 전이라도 신청서가 접수되면 근대건조물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지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대건조물 지정을 위해서는 소유자의 신청이 필요하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창원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맡겨 시내 전역 근대건조물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일한와사 등 다른 근대건조물 지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실태조사 중간결과는 26일, 최종결과는 9월께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