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층별로 분산 배치
핵심 인력 본사 이동 근무
시차 두고 구내식당 식사

수도권 금융권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도내 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밀집해 근무하는 콜센터 업무 특성상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도내에서 콜센터 근무자가 가장 많은 경남은행은 집단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직원을 분산 배치하는 등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의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직원, 교육생, 가족 등 코로나19 감염이 집단으로 발생했다.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도 추가로 늘고 있다.

콜센터는 대부분 밀폐된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업무 특성상 직원들이 가까운 거리에 붙어 일하다 보니 집단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은 이 같은 전염병 감염이 쉬운 사무환경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우려되면서 경남은행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현재 경남은행이 운영하는 콜센터는 창원지역 1곳으로 111명이 근무 중이다. 경남지역 콜센터 21곳(공공 6곳, 민간 15곳)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고객 접점이 높은 콜센터의 기능이 마비되면 상담 업무 차질은 물론,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은행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콜센터 사무실에 공용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상담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중앙출입구만 개방해 직원 동선을 제한했으며, 출퇴근 시 열화상카메라로 발열 여부를 검사했다.

▲ 경남은행 콜센터 직원들이 층별로 나눠 분산 근무하고 있다. 다른 층으로 옮긴 근무자들 빈 자리가 눈에 띈다. /경남은행
▲ 경남은행 콜센터 직원들이 층별로 나눠 분산 근무하고 있다. 다른 층으로 옮긴 근무자들 빈 자리가 눈에 띈다. /경남은행

하지만 지난 10일 콜센터 집단감염을 계기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에서 한층 강화한 대응지침을 세웠다. 추가로 마련한 조치는 직원들을 최대한 같은 공간에서 접촉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고객과 관련된 각종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재택근무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우선 같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원을 층별로 분산 배치했다. 한 공간에서 근무하던 100여 명을 2개 층으로 나눠 상담 업무를 보도록 했다. 층별로 분산 배치된 직원들은 타 층 직원과 접촉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내부 회의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급적 자제하도록 유도했다. 점심때도 구내식당에서 집단적으로 마주 앉아 식사하지 않도록 시차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만일의 확진자 발생 때를 대비해 일부 핵심 인력은 은행 본사로 이동해 근무하도록 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수도권지역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관련 부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콜센터 폐쇄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조치를 마련해 현재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콜센터 등 밀집사업장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방지하고자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파 가능성이 증가하는 만큼 이런 사업장은 전파 차단을 위해 근무형태와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온라인 업무나 재택근무가 가능하면 근무 형태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