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우리는 쓰나미가 몰아치고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것을 TV에서 똑똑히 봤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반세기 동안 3번이나 대형 핵사고가 터졌다. 공통점은 세계에서 핵발전소가 많은 선진국이다. 프랑스를 제외하면 다음은 원전밀집도 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다. 우리나라 핵발전소 현황은 운영 중 24기, 영구정지 2기, 건설 중 4기.
핵발전이 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껍데기는 벗겨졌다. 막대한 핵폐기물 처리비용, 안전 강화에 따른 건설·유지비가 커지면서 핵발전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었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커졌다. 정부는 건설 예정 핵발전소를 취소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7%에서 2040년 30~35%까지 끌어올리는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원전 제로 국가가 되려면 건설 중인 신고리5·6호기 설계수명 60년만 채워도 2084년이다.
핵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이 1000여 명 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자 창원시는 에너지 전환 속도조절을 이야기한다. 결국 선택은 우리 몫이다. 돈과 일자리가 중요한지, 미래세대를 위한 안전이 우선인지. 무엇이 생존을 위해 더 필요한지. 이번 총선에서 중요한 현안이다.
후쿠시마 참사를 수습하는 비용,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재앙은 진행형이다. 잊어서는 안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방사능이라는 것을. 위생관리를 잘하고 접촉을 피하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방사능은 그렇지 않다. 물·토양·공기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이 오염된다. 외부피폭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 내부피폭도 생긴다. 세포를 공격해 암을 비롯한 각종 병을 일으킨다. 어린이가 더 위험하다. 방사선 방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물리적 반감기, 요오드131은 8일이지만 세슘137은 30년이고 플루토늄239는 무려 2만 400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