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할머니 바느질 '정성'
창원 광성하우스 커피 기부
김해 스시다다미 초밥 전달

"약국에서 마스크 사지도 못할 낀데, 그런 할망구는 어떡하노? 내가 만들어서 줘야겠다."

코로나19 공포를 나눔으로 이겨내는 노인이 있다.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한 할머니는 이웃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 늦은 시각까지 돋보기를 끼고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마스크를 손수 제작해 공짜로 나누면서 코로나19에 맞서는 모습이다. 김혜정(78) 할머니의 이야기다.

김 할머니는 지난 8일 오후 방송 뉴스를 통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고도 마스크를 못사는 노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뒤 이들에게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나눠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날 오후부터 마스크 제작에 들어간 김 할머니는 자녀들이 마련해준 마스크 제작용 천과 끈 등을 이용해 바느질 작업을 하는 중이다. 김 할머니는 마스크 1장을 만드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했다. 그는 9일 오후 1시 기준 마스크 10장을 만들었다.

김 할머니는 "내가 할 줄 아는 건 없어도 마스크를 만드는 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동네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20장 정도 마스크가 만들어지면 바로 전달해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김혜정(78) 할머니가 9일 창원시 진해구 자택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가족 제공
▲ 김혜정(78) 할머니가 9일 창원시 진해구 자택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가족 제공

이런 자발적 선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창원 성산구 상남동에서 카페 '광성하우스'를 운영 중인 박준혁(32) 씨는 지난 6일 마산의료원과 창원시보건소, 창원소방서, 자동차 이동형(Drive-Thru·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등 6곳에 커피 700잔 정도를 기부했다.

박 씨는 이날 카페 직원과 함께 오전 6시 30분부터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2시간 뒤인 8시 30분부터 각 관공서로 커피를 직접 배달했으며 커피를 담은 상자에는 박 씨가 쓴 손편지가 함께 담기기도 했다.

박 씨는 "의료진 등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커피 상자마다 붙여서 보내줬다. 그간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을 받아와서 이번에는 반대로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커피 무료 나눔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추후에는 가지고 있는 마스크를 자영업자분들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행사도 열어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해시 삼계동에서 '스시다다미' 일식집을 운영하는 최정환(48) 씨는 최근 정성껏 초밥도시락을 만들어 김해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이동형 선별 진료소에 전달하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김해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다"라며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고마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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