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국가 교민회원 참여

경남지역 이주민들이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는 지난 6일 도내 14개 교민회원들이 코로나19 극복 모금운동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곳곳에서 고통분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몫하기 위해서다. 모금운동은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모금운동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남이주민연대 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평소에는 코로나19 예방수칙과 대처방안이 주제였다. 이번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에 뿌리내린 구성원으로서 뭔가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무임승차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 일원임을 알리자는 것이다.

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소장은 "이주민연대 교민들은 출신 국가들이 한국인을 입국금지한데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며 "특히 베트남·중국 등 해당 국가 교민들은 한국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주민연대 고문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배주혜 이주민연대 중국 교민회장은 "중국 교민회는 이미 마스크 기부운동이나 성금 모금운동을 따로 논의하고 있었다"며 "모든 교민회가 함께 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코로나19가 우한에 처음 퍼졌을 때부터 마스크를 사 놓은 사람들이 많다"며 "지금 어려움에 빠진 한국인들을 힘 닿는 데까지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주민들은 고국이 어려울 때마다 경남도민들이 보내준 따뜻한 성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도민들은 지난 인도네시아 쓰나미(2005)·파키스탄 지진(2005)·중국 쓰촨성 지진(2008)·일본 지진(2011)·네팔 지진(2015) 등 재난이 닥칠 때마다 피해국가에 성금을 전달한 바 있다.

이철승 소장은 "전사회적 문제의 책임을 외국인 등 특정계층에게 뒤집어씌우려는 경향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며 "당당하게 고통을 분담하는 이주민들의 모습이 널리 알려져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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