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격증·채용 일정 미뤄져
대학 강의 온라인 대체하지만
일각선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

코로나19 사태로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시험장 감염을 우려해 준비하던 시험을 미루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데다 학사일정마저 꼬이면서 졸업논문 준비 등에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대에 재학 중인 김서진(25) 씨는 올해 졸업반인 4학년이 된다. 개강 이후 졸업 논문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2주간 개강이 미뤄지고 인터넷 강의로 대체됐다. 김 씨는 "졸업 논문을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지 않을지 걱정이다"며 "어떤 주제로 써야 할지 교수와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친구들 가운데 자격증이나 외국어 시험 등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사는 대학원생 권영지(26) 씨는 지난달 말 한국어능력시험을 포기해야 했다. 취업을 위해 그동안 공부해왔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험 장소는 피할 수밖에 없었다.

권 씨는 "시험이 그대로 진행되긴 했는데, 혹시나 하는 걱정에 갈 수 없었다. 나처럼 못 간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 주변 친구들은 토익 시험 자체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도 문을 닫고 독서실을 가자니 비용 부담이 있어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대학에서도 집합수업을 하지 않고 재택수업을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대부분 대학이 1학기 개강을 2주가량 미룬 데 이어 이달에는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대학도 있다.

이처럼 개강 연기와 온라인 수업 계획을 두고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은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27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지난달 27일 시작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하루 만에 1만 2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83.8%는 '개강 연기·온라인 수업 대체 과정에서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 또는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실험·실습 등 온라인 대체가 불가능한 수업 대안이 미비하다는 점을 꼽은 응답자가 49.4%(중복 투표)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수업 대체로 수업 부실(40.9%), 기숙사 입사 기간 조정으로 주거 불안(16.2%), 군 입대·국가고시 등 주요 일정 변경(5.8%)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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