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잇단 선정적 보도가 공포 키워
희망·위로·응원으로 함께 극복합시다

신문을 펼치면 코로나19 기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달려듭니다.

관련 기사가 넘치고 또 넘치니까 신문사마다 튀려고 그러는지 제목 욕심을 많이 냅니다. 연일 증폭하는 확진자 증가세, 병상과 의료진 부족에 따른 사망자 발생처럼 그럴만한 요인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건 증세의 정도나 치명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연일 폭주하는 언론사들의 '선정적 보도 레이스'가 더 큰 원인일 수 있습니다.

경남 첫 환자 발생을 보도했던 지난 24일 자 경남지역 일간지 제목.

'코로나19 공포증 지역 덮친다', '코로나 공포 경남 삼켰다'.

부산 일간지 역시 '나도 확진자 옆에 있었을까…공포의 부울경'으로 빠지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일부 국회의원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되고 국회가 잠정 폐쇄되자 일부 신문은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바이러스 직격탄 입법-사법 멈췄다', '국회 폐쇄·재판 중단 마비된 대한민국'.

국회가 39시간 잠정 폐쇄조치를 하고, 법원이 2주 휴정을 선언했던 게 그런 제목으로 돌아왔습니다.

지역 확산세가 커지면서 제목은 더 과감해졌습니다. 27일 자 경남 일간지.

'창원산단 뚫렸다', '문 닫는 상점 벼랑끝 자영업'.

특히 '뚫렸다'는 제목은 이번 코로나19 기사 제목 중 주 메뉴입니다. 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뚫렸다'는 표현을 쓰는 기자들과는 상종도 안 한다. 감염병과 방역 본질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면서 혼란과 공포만 부채질하는 표현이다."

신천지 유증상자 등 1일 검사자 급증으로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곳 병상과 의료진 부족이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됐습니다. 신문 제목의 선정성은 이 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병상대란 코앞', '병상부족 사망속출 우려'.

더 이상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방법입니다.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을 조장하면서 코로나를 물리칠 것인가, 경각심을 일깨우면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격려로 사태를 해결할 것인가.

<경남도민일보>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지난 24일 자 1면 '알림'이 그랬습니다. "코로나 불안감을 키우지 않겠습니다.… 막연한 공포,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과잉보도는 물론, 용어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28일 시작한 '당신이 우리의 백신입니다' 캠페인도 같은 맥락입니다. "불신·원망·비난이 아닌 격려·위로·응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함께' 말입니다." 이메일(sori@idomin.com)이나 문자메시지·카카오톡(남석형 논설여론부장 010-3597-1595)으로 참여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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