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500억 원 투입 전용경기장·박물관 건립
서원곡씨름장 리빌딩 등 인프라 확충·조례 제정
건물 설계 시민 의견 반영, 학교에는 스포츠클럽 개설
현장 체험 프로그램 마련...시민과 함께 만들어갈 것

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역사와 실력, 연계육성 시스템 등을 갖춘 창원 씨름이나 최근 몇 년간 씨름은 지역 에서조차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씨름 열기가 예전같이 못한 탓이기도 하고, 씨름 외 다른 스포츠 인기가 늘어난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씨름 예능 등과 접목해 씨름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창원시는 씨름 본고장 명성 회복에 나섰다. 시는 지난 18일 '씨름 성지 창원' 계획을 발표하며 창원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씨름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가량이 드는 씨름 성지 창원 조성계획에는 4개 분야 16개 추진과제가 담겼다. 구체적으로 △서원곡 씨름장 리빌딩 △씨름 전용 경기장 건립 △씨름 진흥 조례 제정 △유소년 씨름 활성화 △씨름 특화거리 조성 등이다.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창원 씨름이 더 발전할 것"이라며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씨름인과 더불어 시민도 성지 조성계획에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창원 씨름의 힘' 기획 마지막 편에서는 허성무 창원시장에게 조성계획 전반에 대해 다시 한 번 묻고 답변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창원시가 발표한 계획 중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각 과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사업을 꼽는다면 서원곡 씨름장 리빌딩과 씨름 역사박물관·전용 경기장 건립, 전지훈련팀 체력단련 코스 개발과 같은 인프라 확충입니다.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시설을 통해 창원이 씨름의 성지라는 인식을 널리 확산시킬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시는 씨름의 날 기념 씨름 대축전 개최, 씨름진흥 조례 제정 등 씨름진흥 기반을 조성할 것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갖춰 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입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성안을 둘러싼 관심이 높습니다. 이 같은 일을 계획하고 구체화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무엇이었습니까?

"최근 레트로 열풍과 함께 씨름 인기가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이에 발맞춰 창원의 문화자산인 씨름을 육성, 선수에게 인프라를 조성해주고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시설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시민 공감대와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역 씨름에 대한 애정, 대한씨름협회 조언 등이 힘이 됐습니다."

▲ 허성무(왼쪽에서 둘째) 창원시장이 이승삼(맨 왼쪽) 대한씨름협회 사무처장·창원시청 씨름선수단과 함께 1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씨름의 고장 마산 부흥을 통한 씨름의 성지 창원 조성 계획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허성무(왼쪽에서 둘째) 창원시장이 이승삼(맨 왼쪽) 대한씨름협회 사무처장·창원시청 씨름선수단과 함께 1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씨름의 고장 마산 부흥을 통한 씨름의 성지 창원 조성 계획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씨름 성지 조성 사업비와 관련해 국비 지원을 자신하셨습니까?

"총사업비 500억 원 중 255억 원은 국비를 지원받을 계획입니다. 현재 정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씨름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로 지정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계기로 '씨름 전용경기장' 건립 계획 수립·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대한씨름협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용역결과에 따라 정부에서 씨름 전용경기장 건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우리 시는 발 빠르게 움직여 대한씨름협회에 씨름 전용경기장이 마산에 건립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으며 협회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씨름역사박물관 건립은 우리 시가 협회에 제안한 사항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문화재청 국비를 지원받을 계획입니다. 서원곡 씨름장 리빌딩 사업은 일부분을 국민체육진흥기금에 협의 요청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방비 중 도비 확보 방안도 강구해 경기장·박물관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서원곡 씨름장에 소규모 역사박물관이 있지만 관리가 잘 안 되는 모양새입니다. 역사박물관 등을 건립하고 나서 이후 따라올 관리 계획 등을 밝혀주신다면?

"서원곡 씨름장이 건립된 것은 김성률 장사와 관련이 깊습니다. 1973년부터 마산의 뜻있는 인사들이 '김성률 체육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기금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체육관을 건립하지 못하고 있다가 1990년 당시 마산시에서 일부 국비지원을 받아 씨름장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종합 체력장 2층에 유물 기념관을 개관해 김성률 장사 현역시절 사진과 우승 트로피, 우승기 등 100점의 유물을 전시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홍보와 운영이 미흡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지 않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현재 전시관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해 유물을 그대로 전시하고, 그의 업적을 기념하도록 성역화할 계획입니다. 씨름 전용경기장과 연계해 건립하게 될 역사박물관은 역사·박물·천하장사 주제관 등으로 구성할 계획입니다."

-조성계획에서 창원시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스토리입니다. 스토리가 잘 살려면 시민 관심이 높아야 한다고 보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씨름 역사박물관과 씨름 전용경기장의 설계 때 시민 관심을 높이고 의견을 반영하고자 디자인 공모 등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씨름역사의 발자취 편찬을 위한 씨름 사진 전시회 등을 개최해 시민참여를 유도할 것입니다. 또 씨름역사 발자취를 만화책으로 엮어 누구나 쉽게 읽도록 하고, 씨름관련 에피소드나 전설, 생활 속 씨름이야기 등을 책으로 만들어 시민 관심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씨름 성지 창원에 덧붙이고픈 스토리가 있다면?

"창원이 배출한 장사들이 젊은 선수 멘토가 돼 경기를 펼치는 대회라든지, 씨름 꿈나무 육성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게 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창원은 씨름인 기량이 대를 잇고, 전 세대가 씨름을 즐긴다는 스토리를 입히고 싶습니다."

-조성계획 안에는 학교 씨름 클럽 설치, 체육 시간 씨름 활동 강화 등도 담겼습니다. 도교육청 혹은 창원교육지원청과 협의도 필수일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창원시는 학교 체육 육성을 위해 우수선수와 지도자를 지원해오고 있으며 교육청·교육지원청과 연계,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씨름 활성화를 위해서도 씨름이 학교 체육 최고 종목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스포츠클럽과 주말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이 씨름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유소년 씨름유망주를 발굴해 선수로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최근 영암군, 증평군 등이 민속씨름대회 개최 등을 앞세워 씨름 고장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이들 지자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씨름전용경기장을 비롯해 박물관, 무학산 훈련 코스, 등산객과 선수가 씨름을 한판 할 수 있는 서원곡 매트씨름장 등이 갖춰지면 씨름 성지 창원은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입니다. 더불어 로봇씨름, 각종 씨름 장난감, 씨름관련 피규어, 천하장사 피규어 전시 등도 씨름 매력을 한층 극대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산권(야구·씨름)을 비롯해 창원권(축구·사격), 진해권(해양레저, 실내스포츠) 등 권역별로 특화한 스포츠 정책이 나온 바 있습니다. 앞으로 추진 방향은 어떻습니까?

"권역별 특화 스포츠 종합정책은 스포츠 친화도시를 구현하고자 수립한 정책입니다. 차별화된 시설을 통해 특정 종목이 비교우위를 점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하면 스포츠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부대시설, 교통편의 등 주변 상황을 수시로 살피고 개선하는 사업에도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종합 정책이 지역사회에 활기를 제공하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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