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파력 커도 증상 가벼워
입국 금지·환자 비난은 도움 안돼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새로 나타난 바이러스인 만큼 무분별한 정보들이 필터링 없이 나돌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를 부추기기라도 하듯, 매일 아침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스포츠 중계하듯 내보내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만 더 조성할 뿐이다.

지난 26일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의 전파력은 높지만 경증환자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발표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유행 독감 수준은 아니지만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치유된다"며 "다만 65세 이상은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바이러스는 전파성이 높을수록 숙주를 치사에 이르게 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코로나19는 전염력이 강한 대신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독감 인플루엔자보다 증상이 가볍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바이러스로 사망에 이른 사람 전부가 기저질환이 있었다. 이 발표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동안 연구를 통해 공식적으로 나온 코로나19 증상에 대한 최초의 결론이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개인위생은 철저히 하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성적으로 대처할 것을 당부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감염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고, 무료로 검진 키트를 보급하여 누구보다 빠르게 바이러스 확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는 아직도 중국발 입국 금지를 주장하며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발 입국금지를 시행하면 중국에서 오려던 이들이 제3국을 경유해 입국, 오히려 검역은 더 어려워진다. 이탈리아의 경우 중국발 입국 금지를 단행했지만 제3국으로 입국한 전파자들로 인해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결국 역학조사를 위해서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중국인이나 중국발 입국을 막자는 이들의 결론인가.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이는 비용과 시간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공포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 공포가 확진자나 정부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서는 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

매일 몇 명이 확진되었는지 숫자를 세고, 감염자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어조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도 문제다. 이 사태의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우리 정부는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를 충분히 잘하고 있음에도 굳이 가해자를 설정해 이를 처단하자는 식의 문제해결 방식은 옳지 않다.

이 사태로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도를 지나칠 만큼 이미 확산하였다. 이제 문제는 중국인이 아니다. 중국으로부터 온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국인 개개인이다.

분노를 가라앉히고 손 한 번 더 씻는 것이 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바이러스 노출이 의심된다면 공중보건을 위해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마스크 수요가 더 부족해지면 확진자들을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의료진에게 방진 마스크를 양보하고, 개개인은 부직포 마스크나 천 마스크를 이용해야 할 것을 권고한다. 병원 방문이 아니고 일상생활용으로 사용할 거라면 굳이 KF94 방진용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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