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경칩(驚蟄)이다. 경칩은 우리가 산개구리라고 부르는 '북방산개구리'가 주인공이다. 몸길이 5.0~8.5㎝로 산간 계곡, 습지 등에 서식한다.

그러나 이러한 북방산개구리가 수난 속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북방산개구리는 얼음이 녹으면 바로 산란을 시작하지만 최근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산란 시기가 일정치 않다. 올해는 한강이 얼지 않을 정도로 겨울철 기온이 특히 높았다. 이른 산란 후 갑자기 추워지면 동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둘째 지금은 보호종으로 포획이 금지돼 있지만 과거 식용으로 이용돼 개체 수가 매우 감소했다. 셋째 산란지 감소다. 북방산개구리는 이른 봄 주로 습지에 알을 낳는다. 그러나 습지가 농경지나 산업용지 등으로 개발되면서 안전하게 산란할 장소가 급격히 줄었다.

마지막으로 살충제 등 농약으로 인한 피해를 들 수 있다. 과도한 농약 사용은 올챙이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개구리 먹이인 곤충을 사라지게 한다. 이 밖에 최근 급증하고 있는 봄철 산란기 로드킬과 시멘트로 만든 높은 농수로, 정화 처리가 미흡한 농공단지로 인한 하천오염 등도 북방산개구리를 공격하고 있다.

진화론의 권위자인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M 부케티츠 교수는 저서 <멸종 사라진 것들>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 거대한 재앙으로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수백만 년에 걸쳐 생성해온 다른 종들을 밀어내고 그 생활공간을 끊임없이 점령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의 지표종으로 알려진 양서류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에 큰 위험을 암시한다. 갑자기 변종된 바이러스가 나타나 인류를 위협하듯 사라져가는 북방산개구리가 인간에게 또 다른 경고를 하는 셈이다.

생태적으로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는 양서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란처 보호와 더불어 환경친화적 시설이나 농법 등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개구리를 먹이로 하는 파충류와 여우·오소리·족제비·너구리·맹금류 등의 야생동물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자연은 우리 세대만 사용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한 번 파괴되면 되돌리기도 어렵다. 우리는 지구에 사는 다양한 생물과 슬기롭게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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