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주최 용역 최종 보고회
용역사 한시적 효과 예측
"연계 개발계획 모색 필요"

거제시가 저도 개방에 따른 관광지 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저도만 놓고 보면 사업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섬 소유권을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커 투자 대비 수익이 불량하다는 전망이다.

시는 지난 26일 오후 시청 소통실에서 저도 개방 및 관광 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했다. 이 용역은 시가 지난해 9월 초 저도 시범 개방을 앞두고 개발 가치 등을 알아보려고 발주했다. 용역을 맡은 ㈜창미이엔지는 이날 보고에서 "시뮬레이션 결과 저도 자체의 시설 투자에 대한 경제성은 투자할수록 적자가 누적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용역사는 저도 일부 개방과 전면 개방, 소유권 이전 여부, 입도 일수(연 112일 또는 연 192일) 등 조건을 달리하면서 8개 상황을 가정해 사업 타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보면 저도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NPV)는 모든 상황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NPV는 어떤 사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가운데 하나로, 0보다 크면 타당성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한다. 저도만 개발해서는 사실상 수익성이 없다는 뜻이다.

용역사 관계자는 "예측 관광객 수는 입도 일수 112일 약 30만 명, 192일 약 54만 명으로 충분한 수요가 있으나 1일 입장객 수 제한(3월부터 하루 1200명)으로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며 "초기 투자 비용 과다 지출로 저도 자체 비용 편익 비율(B/C)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거제시가 26일 오후 시청 소통실에서 저도 개방 및 관광 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하고 있다.  /이동열 기자
▲ 거제시가 26일 오후 시청 소통실에서 저도 개방 및 관광 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하고 있다. /이동열 기자

또 "저도가 갖는 상징적 의미로 한시적인 효과는 누릴 수 있으나 수익 구조는 취약하다"며 "개발 규모나 사업 주체와 관계없이 저도 자체 사업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용역사 분석으로는 국방부로부터 저도 소유권을 넘겨받는 데만 300억 원(토지·건물 값) 넘게 든다. 또 섬 안 숙박시설 사업 여부에 따라 일부 또는 전면 개방으로 나뉘는데, 일부를 개방하면 기존 시설 정비 등으로 14억 3100만 원, 전면 개방할 때는 93억 5200만 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매년 유지·관리 비용은 일부 개방 시 10억 2436만 원, 전면 개방 시에는 14억 8036만 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적자가 쌓인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용역사는 결론에서 "적자 누적을 분석하면 최초 사업비(전면 개방 기준 약 405억 원)와 관리·유지비를 줄일 방안과 소득을 증대할 방안이 제고돼야 할 것"이라며 "저도 개방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제안했다.

용역사는 사업비로 405억 원을 투자하면 관광객 수가 한 해 108만 명 이상이거나 입장료로 1인당 5000원 이상 수입이 발생해야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용역사는 생산·소득·부가가치·조세·고용 유발 효과를 합하면 상황에 따라 최소 668억 원에서 최대 2476억 원(30년 누적치)의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용역사는 저도 개발 방향을 두고 "여러 자산이 어우러진 '종합 야외 박물관'의 마스터플랜(기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추이를 지켜보면서 단계적 접근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변광용 시장은 "저도 소유권 이전은 깊이 있는 고민을 거쳐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저도 개발 계획을 보완해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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