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자동차 무료검사
배달오토바이 손잡이 소독
육아카페, 학원 식당 홍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힘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과 비슷한 처지이지만,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자영업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데다 시민들도 무료 가게 홍보 등으로 발벗고 나섰다.

◇가짜뉴스·동선 공개가 남긴 것 = 창원시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온 22일 이 환자가 한 시장 가게에 다녀갔다는 '가짜뉴스'가 삽시간에 퍼졌다. 이곳 주인은 신천지와 전혀 무관한 교회를 수십 년 다니고 있는데, 한동안 헛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답답한 마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게와 교회 이름까지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오해하고 잘못된 소문까지 돌았다"며 "소문이 와전되고 확장되다 보니까 시장 상인들에게 전단을 돌려 사실을 알렸고 상인회에서도 전화로 해명해줬다"고 전했다.

터치카페 창원중앙점 점주 신광용(35) 씨는 확진 환자가 가게에 들렀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방역을 마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확인서와 같은 서류를 받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매출은 지난주와 비교해 2~3배 이상 떨어졌고, 추가로 살균소독 청소를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신 씨 또한 고심 끝에 이런 사실을 SNS에 알렸다. 신 씨는 "처음엔 아무런 생각이 안 들더라. 동선이 SNS로 퍼지면서 바로 실감을 했다"며 "문을 닫으려고 해도 월세나 관리비 걱정에 쉽게 못 닫고 있다"고 했다. 또 신 씨는 "사실 왜 하필 내 가게에 들렀나 원망도 했지만, 그 환자의 사정도 생각하게 됐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면서 "가게 주변에 많은 점포가 임시 휴업이나 임대를 써 붙여놓았다. 자영업자 모두 똑같은 심정일 거다. 하루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1급함안자동차정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점검 및 검사를 해주겠다며 함안군 산인면 대로변에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 ㈜1급함안자동차정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점검 및 검사를 해주겠다며 함안군 산인면 대로변에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잇따르는 도움의 손길 = ㈜1급함안자동차정비는 3월 1일부터 31일까지 '자영업자들을 위한 자동차 무상점검과 무료검사'를 시행한다. 사업자등록증과 차량등록증을 가지고 오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상이다. 강명환(50) 대표는 "지역민이나 자영업자 모두 힘들어하니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자는 취지로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창원 의창구 명서동에 있는 오토바이판매수리전문점 케이브컴퍼니는 26일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무료로 고온스팀 기계로 오토바이 핸들 손잡이를 소독해준다'고 공지했다. 배달 오토바이 서비스를 대행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박진수(39) 대표는 "원래 임시 휴업을 하려다가 상황이 악화하는 게 안타까웠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부업으로 배달 오토바이를 하는 이도 많다"며 "라이더용 마스크도 1인당 1개씩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대면 접촉을 꺼리기에 가게 앞마당에서 상담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꼭 쓰고 와달라"고 당부했다.

육아정보커뮤니티인 '줌마렐라 창원'은 27일 "코로나19로 재고 소진이 어려운 음식점과 어려움에 부닥친 모든 교육기관을 소개한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지역 음식점과 원생 모집을 하는 어린이집·유치원·학원 등을 소개할 '소상공인 대책본부' 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었다. 운영진은 "음식점은 손님의 발길이 끊기고 음식재료마저 소진하지 못해 큰 위기다. 학원은 단 한 명의 원생일지라도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려고 연일 방역에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운영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동참을 부탁했다.

앞서 김해 경운중 2학년 문정민(14) 학생은 세종, 평택, 순천, 전주, 대전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유바이러스(uvirus.kr)'라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사이트를 지난 1일 열었다. 전국에서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커뮤니티 '세미콜론(SemiColon)'을 만들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빠른 속도와 현황 업데이트를 내세우는 이 사이트를 구축해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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