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미국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 정모 군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편지와 함께 후원금 1200달러(한화 145만여 원)를 보내와서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소란스러운 마당에 한 개인의 선행이 주위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고 있다. 또한 온갖 다양한 사회복지후원금이 법·제도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에서도 개인적 기부금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공적인 후원금만으로 장애인 및 가족의 생활을 지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복지후원금이 지닌 매우 독특하고 이중적인 성격부터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후원금 기부자의 정서적 공감에 바탕을 둔 자선금(Charity)은 특별한 일이나 일회적 사건에 따라서 모이는 기부금을 의미한다. 이런 일회적인 재정은 질병이나 기아와 같은 긴박하고 특별한 활동을 위해 지출되곤 한다.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사업이 아니라 당장의 문제를 급박하게 해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자선금도 필요하다. 이런 일회적 재정과 달리 인류애에 바탕을 둔 자선후원금(Philanthropy)은 사회적 연대 정신을 담고 있는 구조화된 재정을 의미한다. 가난한 이들에게 단지 양식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일자리를 얻어서 먹거리를 스스로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필요한 재정이다. 예를 들어, 미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직업교육을 받는 학교의 건립이 당장의 식량 배급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바로 이런 구조적이고 연속적인 사업은 공적 기관이 나서서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에 해당하지 못하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경우가 실제 존재하게 된다면, 사회복지제도의 허점이 발생하게 된다. 즉, 건조한 미래가치보다 당장 살아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진주의 발달장애인을 위해 한 개인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게 된 사연도 어찌 보면 동병상련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따뜻한 손 내밀기가 다른 누군가에겐 삶의 희망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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