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역할 모르는 도민 많아
의정활동 이해·소통 공간 마련

도민의 대표기관인 경남도의회가 지금의 창원시 의창구 상남로 290번지에 터를 잡은 지도 어느덧 28년이 되었다. 그동안 도의회는 열악한 지방자치 여건 속에서도 경남도정과 교육행정에 대한 견제·감시에 충실하면서, 건전한 대안 제시로 지역 발전과 도민 삶의 질 향상에 역할을 다해 왔다. 필자 또한 11대 전반기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아, 더욱 나은 도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지난해 전국 광역의회 비교 방문의 기회를 얻었다. 그 결과 우선 시급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 등 10개의 개선안을 제시, 원만히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추가 개선안 마련을 고민 중이다.

이런 과정에서 도의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심지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도민이 많다는 사실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평소 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고, 선배·동료 의원과 함께 풀어내야 할 공통분모이기도 했다.

이에 필자가 찾은 작은 시도는 '도민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 마련'이다. 도민의 토론장이 마련되고 북 카페와 경남의 특산품·기념품을 살 수 있고, 사시사철 전시·공연 등 문화가 접목되는 소통공간으로 변모되어, 도민 누구나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런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도의회가 뭣 하는 곳인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관심을 두게 되고 참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이러한 고민이 타 광역의회 비교 견학을 하면서 확신으로 자리 잡았다. 도민을 위한 청사 공간 확보와 도의회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 설치와 홍보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도의회에서는 의회 청사 공간에 대한 청사진 마련과 역사·홍보관 설치 준비에 나섰다.

전국 광역의회를 비교해 볼 때, 우리 도의회 청사는 30년 전 설계여서인지 도민 공간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홍보관의 경우 경남도의회만 유일무이하게 미설치된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의회 청사는 용역, 예산, 지방자치법 개정 등 여러 요소가 상존해 있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면서, 역사·홍보관 설치에 추진력을 가하고 있다. '역사가 없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도민이 도의회를 찾았을 때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어떻게 흘러왔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절실함에서다.

경남도의회의 역사와 주요 의정활동 사료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함으로써 도민의 의정활동 이해를 돕고, 이를 학생들 의회 견학과 청소년 모의의회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한다면 지방의회에 대한 이해도는 배가될 것으로 확신한다. 제11대 도의회 개원 이후 도의회 로비에 개소한 시니어카페가 도민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기다 도민들이 역사·홍보관을 둘러보고 기념사진도 찍는 공간 등으로 소통장소가 확대된다면 말 그대로 민의의 전당이 아닐까 싶다. 도의회 1층 로비 벽면을 특색 있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꾸민다면 예산 절감은 물론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기왕이면 다양한 자료조사와 연구를 통해 경남도의회 역사·홍보관이 '열린 의정'을 실현하고 도민과 소통하는 혁신의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열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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