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양산 을 맞대결 유력
진주의료원 폐쇄 등 두고 설전

4·15 총선을 앞두고 김두관-홍준표 전직 경남지사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산 을' 전략공천 후보로 결정돼 '낙동강 벨트 전선'을 총지휘하고 있는 김두관 의원은 그동안 같은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미래통합당) 전 지사의 SNS 글에 대응을 자제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김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을 하러 오셨습니까? 아니면 정치적 선동만 하러 오셨습니까?' 제목의 글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열쇳말은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이었다.

김 의원은 이 글에서 "어제(24일) 홍준표 전 대표께서 양산 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을 하셨다. 환영한다. 좋은 승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며 "하지만, 자신의 불투명한 공천을 확정 짓기 위해서, 정치적 입지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연일 뱉으시는 말씀들은 도저히 참기가 어렵다.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치적 논쟁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한 말씀은 드려야겠다"며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홍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쓴 진주의료원 폐쇄 관련 글에 대해 "'의료수가가 정해져 있어 진주의료원이라고 해서 서민들에 대해 특별 취급을 하지 않는데 왜 비난하느냐'고 말씀하셨다. 이는 전형적인 가진 자의 시각"이라며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아픈 서민들의 힘든 상황을 정말 너무도 모르는 말씀"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무상급식 문제도 '정조준'했다. 그는 "'무상급식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면서, 무상급식을 '얼치기 좌파 포퓰리즘'으로 규정하시는 것은 모순"이라며 "'무상급식은 교육청의 고유 업무'이고, '감사 없는 지원은 없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진주의료원 폐쇄와 관련해 국회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의료원 휴폐업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위헌'이고 '국비가 지원되었다고 해서 국정조사 대상이라는 것도 부당하다'고 모순되는 입장을 취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도정은 혐오와 선동, 편 가르기로 가득했다"며 "양산에서는 좀 다르기를 바랐지만 여전히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양산은 좌파지역'이니, '관 두 개를 가져왔다'느니 온갖 혐오와 선동으로 가득 찬 단어 대신 양산의 미래를 말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 전 지사도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두 전 지사 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양산 을은 부·울·경의 접경지로 삼국지의 '형주'에 해당되는 요충지다. 그래서 양산 을의 승부가 부울경 선거 40석의 향방을 결정하는 전략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며 "어쨌든 양산 을 선거는 내가 이길 것이다"는 글을 올렸다.

또 "국회의원은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적어도 국회의원은 나라의 미래를 먼저 논하고 지역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 순서"라며 "경제 폭망, 외교고립, 북핵노예, 코로나 창궐 등 어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이 민생을 도탄에 빠트린 '문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한다)에 불과하다"고 응수했다. 이어 "양산의 미래도 나라가 잘되어야 희망이 있다. 나라가 망해 가고 있는데 양산만 잘될 수 있느냐?"라며 "양산의 미래는 김두관 후보와는 차원이 다른 내용을 준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25일 페북에 올린 글에서 진주의료원에 대해 "지난 2015년 6월 경남지사 시절에 마산의료원을 신축할 때 감염병 환자 치료를 위해 격리 병동과 음압 병실을 8개나 신축한 일이 있었다"며 "당시로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음압 병실을 왜 짓느냐고 비난도 받았지만, 지금 코로나19 사태에 그 음압 병실이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냐"고 반박했다.

이 밖에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토론 때 문재인 후보가 진주의료원 폐쇄를 공격했을 때 마산의료원 음압 병실 설치로 반격하면서 경남 의료시설의 고품격화로 응수한 일이 있었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혜안(慧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다시 김 의원이 26일 페북에 반박 글을 올리면서 '충돌의 정점'을 찍었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더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여론이 높은 것을 보시면서도 마산의료원 음압병상 설치를 자랑하시고 싶으신지도 묻고 싶다"며 "진주의료원은 2009년 신종플루 당시 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했지만, 2013년 폐업된 이후 2015년 메르스,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부경남 도민들은 멀리 창원까지 가셔야만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남 36개의 음압병상 중 서부경남은 경상대병원 4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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