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서 운영 1주일 150만 원…내달 2∼15일 대관 접수
미술계 "실질적 도움에 희망자 다수, 공정한 선정 필요"

경남 작가 전용 갤러리인 서울 인사동 '경남갤러리'가 본격 운영에 시동을 걸었다. 다음 달 개관에 앞서 첫 대관 신청 일정을 발표했다.

◇다음 달 개관식 예정 = 경남도가 지난해 도내 예술인에게 서울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자 서울 인사아트센터 5층에 경남갤러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 인사동은 옛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미술의 심장부'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작가에게는 이곳에서 전시를 여는 게 큰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관료가 워낙 비싼 탓에 좀처럼 전시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다. 이에 10년 전부터 지자체들이 단독 운영하며 지역 작가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대관을 해주는 갤러리들이 생겨났다.

현재 경남갤러리가 들어설 예정인 인사동에는 전북과 부산 등 5개 지자체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도는 올해 10억 2500만 원을 투입한다. 이달 초에는 수행기관에 '한국미술협회 경남도지회(이하 경남미협)'가 선정되면서 첫 기획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천원식 경남미협 회장은 "서울 전시는 벽이 높은데 경남갤러리가 문을 열면 지역 작가들, 특히 작업을 활발히 하는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갤러리는 다음 달 첫 전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개관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역작가에 '150만 원' = 경남갤러리에서는 올해 기획초대전이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먼저 다음 달 11일 개관을 축하하는 '경남갤러리 개관 기념전'을 연다. 전시에는 지역 작가 약 50명이 참여한다.

이후 '경남 30인 특별 순회전(예정)'에서는 100호 이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경남을 대표하는 45세에서 69세에 이르는 중진 작가 30인이 참여한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기획전시를 만날 수 있다. 경남을 빛낸 문신과 전혁림, 박생광, 박성자 등 작고 작가 4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청년 우수 작가전과 출향 작가 초대전도 준비하고 있다.

또 경남갤러리 운영을 맡은 경남미협이 최근 상반기 대관 신청 공고를 냈다. 대관 접수기간은 다음 달 2일부터 15일까지다.

대관기간은 오는 4~8월로 1주일 대관료는 지역작가 150만 원, 타지역 작가 300만 원이다. 지역작가의 자격은 경남지역 예술가 중 개인전 3회 또는 단체전 10회 이상 참가 경험이 있는 예술가다. 경남지역 예술가 범위는 경남 소재 대학의 예술관련 학과 졸업자, 경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경남에 3년 이상 거주한 자, 설립 3년 이상인 단체 등이다.

자세한 문의는 경남미협 홈페이지(www.gnart.or.kr) 또는 사무국(055-289-7077)으로 하면 된다.

◇미술계 우려 목소리도 = 지역작가들은 경남갤러리 첫 대관 신청 소식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한 중견작가는 "인사동에 작품을 건다는 건 작가로서는 자기 작품을 대한민국 전체에 선보이는 것과도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대관을 노려보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술계에서는 기대와 함께 운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갤러리를 이용하고 싶은 작가가 워낙 많아 대관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공정성 문제에 휩싸일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에 천 회장은 "지역작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작가와 행정 담당자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꾸려 심사를 하고, 신청자가 몰리면 청년 작가와 도내에서도 비교적 전시 기회가 적은 군지역 작가들을 1순위로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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