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평소 매출 절반에 그쳐"
모임 취소·유동인구 감소 탓

22일 오후 4시 20분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있는 족발 전문점에 들어서니 직원 5명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주말이지만 이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전날 합천·진주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창원지역에서도 나왔다는 소식이 이날 오전 전해진 터였다.

"평소엔 테이블이 가득 차서 앉아 있을 시간도 없는데 이때까지 테이블 10개도 못 받았어예. 예약도 다 취소됐심니더. 우리도 먹고살아야 되는데…." 직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주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상남동 번화가에 사람이 없었다. 지난 1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는 상황이 달랐는데, 당시 10명 정도 거리를 걸어 다녔다면 이날은 2~3명이 채 안 됐다. 당시 10명 중 4~5명 정도가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이날은 9명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사람들로 북적였던 커피전문점도 비어 있다시피 했다. 음식점마다 직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국밥 전문점 점장은 "수요일부터 사람이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어제오늘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보면 된다. 원래 24시간 장사하는데 오늘부터 당분간 야간에는 안 하기로 했다"며 "일단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고, 최대한 최소 인원으로 가다가 (코로나19 기세가) 조금 주춤하면 다시 인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단 상남동 소상공인뿐만이 타격을 입은 건 아니었다. 백화점과 전통시장, 마산회원구 합성동, 성산구 상남동 등 번화가에도 사람이 없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은 사람들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극장·찜질방에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곳은 대부분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상남동에 있는 한 극장 관계자는 "주말인데도 관람객이 평일의 3분의 1정도밖에 안 된다"며 "평소 10명 정도 온다면 지금은 1~2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 소상공인연합회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를 파악하고 지원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1079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7.6%(1044명)가 전주(2월 4~10일 기준) 대비 매출액이 '매우 감소했거나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피해 현황을 묻는 물음에는 57.4%(611명)가 '각종 모임 및 행사, 여행 등 무기한 연기·취소로 인한 피해 발생', 22.6%(241명)가 '코로나19 확진자 이동경로에 따른 지역 내 유동인구 감소 피해'를 꼽았다.

추가로 필요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묻는 물음에는 55.7%(588명)가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예산 대폭 확대', 32.2%(340명)가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특례보증 방안 확대', 32%(338명)가 '피해 소상공인 전수조사를 통한 현실적 지원 정책(피해보상금 등) 강구'라고 응답했다.(중복 응답)

한편, 정부는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 코로나19 관련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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