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 확진자 발생 문자 잘못 발송, 군 신천지 교인 파악 등 대응
진주 - 시 긴급 대응대책회의...대구·경북발 버스 특별관리
밀양·창녕 - 바이러스 차단에 행정력 집중, 방역 강화·개인위생용품 비치

거창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창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거창군은 지리상으로 대구·경북과 인접해 있고 인적·물적 교류가 많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한층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9일 거창군이 발송한 대구지역 확진자 발생 안내문자가 거창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루머가 확산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지역사회를 휘감고 있다.

◇불안 키운 거창군 확진자 안내문자 = 거창읍에 사는 최모(50) 씨는 20일 "새벽 목욕탕을 다녀오면서 거창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군에서 발송한 문자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면서 "루머 확산에 따라 지역사회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거창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전모(73) 씨도 "대구 확진자 중 거창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나돌았다"며 "코로나19 소식에 시장 거리가 한산함을 넘어 적막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거창군에서 발송한 문자를 받은 함양군과 합천군 주민들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바빴다. 함양군 안의면에 사는 김모(56) 씨는 "거창읍에서 볼일을 보다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안내 문자를 받고 거창군에 확진자가 발생한 줄 알았다"며 "급하게 일을 마치고 귀가했다"고 했다. 합천군 봉산면 한 주민도 "면사무소에서 회의를 하던 도중 거창군이 보낸 안내문자를 받았다"며 "확진자가 발생한 줄 알고 거창읍에 사는 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상권 위축·학부모 불안 가중 = 지역 상권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거창읍 대동리에서 고깃집을 하는 임모(39)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어려운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대구지역 확진자 발생 이후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했다.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는 김모(26) 씨도 "평소보다 가게에 머무는 손님이 절반 이상 준 것 같다"며 "마스크를 쓰고 와 포장해 가는 손님이 늘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창읍에 사는 주부 김모(36) 씨는 "확진자 중 어린이집 교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노파심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지 걱정"이라며 "어린이용 마스크 구매도 힘들어 발만 구르고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오모(44) 씨도 "학교를 통한 감염이 걱정된다. 학교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대구지역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6) 씨는 "감염 우려 때문에 아들이 집에 오는 것도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군, 대응 총력 = 거창군에서는 20일 민·관이 함께하는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군은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어린이집·노인회관·의료기관 등에 철저한 방역 조치를 하기로 했다. 또한 시외버스터미널, 다중이용시설 등 방역활동과 주민들에게 예방수칙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민 가운데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하거나 신천지 교인 접촉자 파악에도 나섰다.

이 밖에도 대구지역 주민 방문이 많은 가조면 백두산온천과 에콜리안 골프장 등의 임시 휴업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거창군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보건소 직원들이 열 감지 카메라와 발열 체크를 통해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창군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거창군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보건소 직원들이 열 감지 카메라와 발열 체크를 통해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창군

진주

서부경남 중심도시인 진주시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진입하는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에 발열 장비 등을 비치하고, 현장에 공무원 대책반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기로 했다.

진주시는 20일 오전 9시 30분 시청 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시는 이날 코로나19 지역 확산을 방지하고자 2~3월 중 개최 예정인 노인·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전면 취소 또는 보류하기로 했다. 또 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행사도 가급적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시는 3월까지 개최 예정인 행사를 몇가지 유형으로 나눠 단계별로 구분해 특별 관리한다.

지난 11일부터 임시 휴관한 실내 공공체육시설 5곳은 3월 초까지 연장 휴관하기로 했다. 대상 시설은 △문산실내체육관 △상평동 진주생활체육관 △초전동 진주실내체육관 △초전동 진주국민체육센터 △신안동 진주탁구광장 등이다.

특히 대학 개학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특별관리 대책도 논의했다.

시는 경상대·한국국제대·경남과학기술대 등 3개교에서 3월 중에 중국인 유학생 다수가 입국할 예정임에 따라 지난 19일 대학 관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숙소(기숙사 등)와 이동 방안 등을 논의하고 행·재정적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기능을 확대 운영하고, 앞으로 지역 확산에 대비해 중심 병원 지정을 검토하는 등 사전 대비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시가 관리하는 전 공공시설에 대해 환경소독 매뉴얼을 마련해 이행하도록 지시했다. 시설별 출입자 관리와 마스크·손소독제 등 용품 비치, 수시 또는 정기적 시설 방역을 하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5월에 배치되는 읍·면·동 방역인부 투입시기를 앞당겨 공공·취약시설을 집중 방역한다.

 

밀양·창녕

대구와 인접한 밀양·창녕도 초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밀양시는 대구지역 확진자 현황이 발표된 19일 오후부터 김봉태 부시장을 필두로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고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부시장은 이날 유동 인구가 많은 밀양시외버스터미널을 방문해 밀성여객㈜, 밀양교통㈜ 등 관계자들에게 코로나 대응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나 모를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활동 강화를 주문했다.

또 방역물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운수업체에 마스크·손소독제·체온계와 차량 방역물품 등을 전달하고, 전염병 예방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운수 종사자·관계자를 격려했다.

창녕군도 이달 1일부터 군수를 본부장으로 10개 반 17명으로 구성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비상방역대책본부를 한층 더 강화하고, 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면 대응하고 있다. 16개 반 32명 특별비상방역소독반은 다중이용시설 39곳과 전 읍·면 마을별 방역을 했다.

군은 또 대구지역 방문 자제 협조 요청 공문을 추가적으로 발송하고, 14개 전 읍·면은 마을별 하루 4회 이상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방송으로 독려하고 있다. 공공·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 시설물 방역 소독도 강화하고, 버스 내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매 운행 종료 후 1회 소독하는 것으로 대응책을 확대했다.

대구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은 외부 활동 자제를 적극 권고했다.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외부 접촉으로 말미암은 확산 방지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아울러 전 군민 예방수칙 준수와 행동 요령 홍보를 강화하고, 군에서 관리하는 모든 공공시설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창녕군립수영장 등 공공체육시설과 창녕박물관·영산도서관·충효관을 비롯해 산토끼노래동산·우포늪 생태체험장 등 관광시설 4곳과 장애인종합복지관 등 각종 복지시설 등을 20일부터 휴관한다.

창녕소방서도 이날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 태세를 위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감염병 위기대응 상황반 편성·운영, 현장 출동대원 보호장비 착용 철저, 코로나19 감염환자 발생에 따른 이송 절차, 민원관련 부서·청사 출입구 등 보건 취약 장소에 손 소독제 비치 등을 논의했다. 특히 구급대원이 감염병(의심) 환자를 이송할 때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하고, 환자 이송 후 복귀 시 구급차와 구급 장비를 소독·멸균하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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