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식 씨·부인·자녀 단체헌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혈액 수급이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걸음에 헌혈의 집으로 향한 '피 뜨거운' 가족이 있다. 산청에 사는 김원식(47) 씨 가족이다.

10회 헌혈 경험이 있는 김 씨는 '일상적인 헌혈'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산청에서 잠시 헌혈을 잊고 살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헌혈이 줄면서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뉴스에 자극을 받았다.

김 씨는 "돈을 안 들이고도 여러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게 헌혈이라고 가족을 설득했다. 외식도 할 겸 아내와 아이 넷 함께 지난 18일 진주 헌혈의 집으로 총출동했다"라고 했다.

김 씨와 부인 김순선(46) 씨·첫째 아들 김대훈(20) 씨·둘째 딸 김은정(19) 양·셋째 아들 김정훈(17) 군은 헌혈을 했지만, 막내아들 김미르(9) 군은 나이 제한으로 동참하지 못했다.

▲ 산청에 사는 김원식(가운데) 씨 가족이 지난 18일 진주 헌혈의 집에서 단체 헌혈을 하고 있다.  /경남혈액원
▲ 산청에 사는 김원식(가운데) 씨 가족이 지난 18일 진주 헌혈의 집에서 단체 헌혈을 하고 있다. /경남혈액원

김 씨는 "혈액 중에서도 O형이 특히 모자란다고 하는데, 우리 가족이 모두 O형이다. 혈액원에서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도 뿌듯한 마음이 컸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첫째 아들은 헌혈을 시도했다 몸이 왜소해 참여를 못한 경험이 있고, 둘째 딸은 여러 번 헌혈한 경험이 있다"며 "아이들이 먼저 3개월에 한 번씩 헌혈을 꾸준히 하자고 말해 앞으로 '가족 헌혈왕'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지역에서는 헌혈을 하고 싶어도 쉽게 동참할 수 없는 환경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씨 가족도 이동·헌혈 시간을 고려해 가족 간 시간을 맞추고, 한 차를 타고 진주시까지 찾은 것이다. 김 씨는 "산청에는 헌혈할 수 있는 곳이 없어 헌혈을 하고 싶어도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헌혈을 마음먹었을 때 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명 이상이면 단체 헌혈 버스가 이동한다. 산청에서 래프팅 사업을 하는 김 씨는 여름철 30∼40명 직원과 단체 헌혈도 계획하고 있다.

경남혈액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보도 이후 헌혈 참여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9일 기준 경남 혈액보유량은 약 3.1일분으로 안정적 기준인 약 5일분에 한참 못 미친다. 도내 O형 혈액보유량은 약 2.1일분, A형 약 2.6일분, B형 약 4.4일분, AB형 약 3.9일분으로 O형이 특히 부족하다.

경남혈액원 관계자는 "김 씨 가족 사례는 혈액 수급이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종사자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다. 단체 헌혈뿐 아니라 건강한 가족의 헌혈 참여도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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