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전망 "한국 대중 의존도 높아져 관광·소비·제조업에 타격"

코로나19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 코로나19 확산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파장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경제는 관광객 축소와 외출 자제, 중국 내수 위축 등으로 유통·호텔·항공·화장품업의 직접적인 피해도 예상됐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영향을 경제 이슈와 산업 이슈로 나눠 짚어봤다.

◇대유행 없어도 경제적 파장 사스 때 넘어설 것 = 코로나19는 중국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과 춘제를 전후한 민족 대이동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보고서는 최소 2분기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치사율, 중국을 제외한 낮은 감염도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내다봤다.

2002년 광둥성에서 발병한 사스는 중국 정부의 축소 은폐로 이듬해 3월에야 알려졌다. 37개국으로 전파한 빠른 확산력과 9.3% 높은 치사율로 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19일까지 예정됐던 봉고 트럭 생산 중단을 21일까지 연장했다. 사진은 텅텅 빈 기아차 광주공장 완성차 주차장. /연합뉴스
▲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19일까지 예정됐던 봉고 트럭 생산 중단을 21일까지 연장했다. 사진은 텅텅 빈 기아차 광주공장 완성차 주차장. /연합뉴스

보고서는 조업 중단 장기화와 중국의 경제적 위상 확대로 코로나19의 경제적 파장이 사스 충격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사스 사태 때는 중국이 소비둔화를 투자확대로 보완했지만, 현재 중국은 투자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중이어서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규모도 늘어났다. 2003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15.9%로 확대됐다. 중국의 해외 관광 지출도 같은 기간 154억 달러에서 2765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로 말미암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때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경제도 타격 불가피 = 한국경제도 중국과 높은 지리적·경제적 연결성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대중 의존도가 30%를 웃돈다"라며 "코로나19 확산은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 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의 경로로 한국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인 관광객 축소와 외출자제 등으로 말미암은 소비 위축으로 여행·숙박·면세·항공·화장품 산업의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중단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할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약화될 경우 중국의 생산 비중이 높은 섬유, 가죽·신발, 전자 광학기기, 기계,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도 국내 생산 및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전자 광학기기, 운송장비, 기계, 화학 등 주요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중국에 대한 수급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수급 노출도가 높은 기계, 화학, 기타 제조업 등에서도 국내 공급망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은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 등 적절한 대응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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