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청년특별도 만들기'포럼
젊은 사회혁신가 3인방 발표
"정책 기획단계 참여 보장을"

"정책 기획단계부터 청년이 참여해야 한다." "지역자원을 재생하고, 지역인재를 키워야 한다." "지역에서 살아도 괜찮다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유지황 팜프라 대표, 최승용 돌창고 대표, 박은진 공유를 위한 창조 대표가 지역혁신과 청년정책에 대해 제시한 의견이다. 경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지역혁신가에게 청년특별도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은 지역활동가 이야기를 듣고 올해 3대 도정 핵심과제 중 하나인 '청년특별도' 추진에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김경수 도지사는 인사말에서 "청년은 대상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주체"라며 "현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지역 혁신가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청년이 성장해야 지역이 함께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농촌삶 위한 팜프라 = '기반 없는 청년은 농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라는 물음이 팜프라(Farm+Infra)의 시작이다. 일본과 유럽에서는 농사를 짓는 청년들에게 농지뿐만 아니라 집, 수익모델, 기술, 인적네트워크, 유통망을 제공한다.

남해 두모마을에 둥지를 튼 팜프라는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농촌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동식 주택을 지어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코부기', 문화·생태 프로그램 '팜파레', '팜프라' 학교, 기술을 공유하는 '팜피워크숍', 수익모델 '쑥대밭', 유정란 판매 '팜프란'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팜프라는 행정·지역민·도시와 민간·이주민·지역과 연결하는 통역사 역할을 한다. 유 대표는 "팜프라는 농업 사관학교가 아니라 자기 삶의 방식을 농촌에서 찾게 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촌라이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청년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행정과 협업하고 이주 정착하게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청년정책에 대해 "살려고 올 청년은 있는데 받아줄 지방자치단체가 없다"고 지적하며, 청년 정착 생태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책 기획단계에서부터 청년이 참여해야 한다. 사례를 만들어 놓고 하면 늦다"고 말했다.

▲ 경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지역혁신가에게 청년특별도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경수 도지사, 유지황 팜프라 대표, 최승용 돌창고 대표, 박으닌 공유를 위한 창조 대표. /경남도
▲ 경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지역혁신가에게 청년특별도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경수 도지사, 유지황 팜프라 대표, 최승용 돌창고 대표, 박은진 공유를 위한 창조 대표. /경남도

◇지역가치 살리는 돌창고 = 최 대표는 "로컬로 승리하고 싶다"며 지역자원 발굴, 유휴공간 재생, 지역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하동 출신인 최 대표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돌창고에 반해 2016년 남해에 정착했다. 갤러리 시문돌창고는 1960년, 도자기 교육·체험장 대정돌창고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곳이다.

최 대표는 청년이 지역에 와서 살지 못하는 이유인 부족한 문화인프라와 직업군 문제를 같이하면 풀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남해 고유 건축물 돌창고를 갤러리, 문화기획장으로 운영하는 돌창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돌창고 유료 관객수는 3만 1380명에 이른다.

최 대표는 도시에서 온 참여자들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돌아가는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인재 성장을 위해 보조업무라도 꼭 함께 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유휴공간에 지역이야기를 채워야 한다"며 돌창고처럼 지역자산을 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돌창고는 보호수·남해소리 등 기록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전시와 공연, 출판 등으로 새로운 지역가치를 재생산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지역민은 프라이드를 갖는다. 쌀창고에 사람이 오고, 일할 때 부르던 소리에 관객들이 칭송하니 그렇다.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살기 좋은 마을 가꾸는 공유 = 공유를 위한 창조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5년 부산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산복도로 초량동에서 주민공동체 활성화에 주력했고, 도시민박촌 '이바구캠프'는 32가구가 주주로 참여한 마을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청년 유입을 위한 마을공부하기, 셰어하우스, 마을아지트 기획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 삶터, 다 함께 살고 싶은 동네를 직접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그렇게 찾아 둥지를 튼 곳이 거제시 장승포다.

공유를 위한 창조는 지난 1년 동안 장승포에 일할 공간과 공유 공간 마련, 문화이벤트, 지역민과 유대 강화 과정을 기록한 <로컬 라이프 에세이>도 출간했다.

지역정착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숙박공간도 마련했다. 경남도·거제시와 협력해 '지역자산화' 정부 시범사업에도 뽑혔다. 장승포마을협동조합도 만든다. 박 대표는 "궁극적인 방향은 지역에서 살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찌든 삶에서 벗어나려는 도시 청년들이 지역으로 돌아오게 하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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