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산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꽤 긴 시간이 듭니다. 네, 코로나19 여파입니다.
당장 현대자동차도 중국산 부품 수급이 어려워 지난 7일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17일부터 전주공장을 뺀 나머지 공장은 정상 조업에 들어갔습니다만, 아직까지 안심할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애타는 쪽은 현대자동차뿐만 아닙니다.
'키덜트(Kidult)'족도 현대자동차 못지않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키덜트란 ‘아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말로 아이들 취미로 여겨지던 프라모델·피겨 등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스타워즈 마니아 ㄱ 씨가 있습니다. 스타워즈 피겨를 모으다 아예 직접 제작하려고 3D프린터를 주문했습니다. 좀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지난 1월 중순께 중국 직구 대행을 신청했습니다.
ㄱ 씨는 지난 1일 배송 시작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18일 현재 3D프린터는 아직 배송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판매처에 문의를 하니 ‘중국 내 코로나 19 바이러스 발생으로 물류업체와 공장이 조업이 안 되고 있으며, 주문한 제품은 항구 창고에서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ㄱ 씨는 구매 대행이라 배송 과정은 알 수 있습니다. 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구매한 사람은 더욱 애가 탑니다. ㄱ 씨와 같은 동호회 소속 ㄴ 씨는 물건이 어디쯤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기약없이 기다릴 뿐입니다. 이미 배송이 시작돼 반품도 어렵고, 물건값도 1000원 단위라 마음을 비웠다고 합니다.
관세청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2019년 상반기 해외직구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습니다. 특히 중국발 전자제품 직구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습니다. 국내 해외직구 점유율 2위 국가인 중국은 2018년 상반기 26%에서 지난해 33%로 성장했습니다. 증가율로 따지면 1위입니다.
중국발 직구 품목은 전자제품이 가장 많습니다. 의류, 화장품이 뒤를 잇습니다. 완구와 인형은 네 번째로 많습니다. 키덜트가 많이 구매하는 품목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값비싼 정품보다 질은 낮지만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중국산 블록 완구도 키덜트 인기 구매 품목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도 중국 직구를 하면 판매자와 소통이 어려워 배송상황을 따져 제품을 받기보다 무작정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기에 현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다 보니 구매자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ㄱ 씨는 "아무래도 이달 말이나 3월이 되어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ㄱ 씨와 같은 동호회 회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중국 직구는 힘들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수 시간 내 사멸하고, 바이러스에 노출된 표면을 깨끗하게 소독하면 사실상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발 직구 제품 배송기간은 보통 일주일을 넘습니다. 그러니 직구 제품을 통한 감염 위험은 지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