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홍준표 공천 반대"
경쟁 후보도 '과거행적'비판
같은당 윤영석 의원 확대 공약

홍준표 전 도지사 '양산 을 전략공천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자 '무상급식'이 난데없이 총선 화두로 떠올랐다.

17일 오후 지역 학부모 40여 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사 시절 급식 중단으로 고통 받았던 많은 학부모는 홍준표가 지역 민심을 대변해줄 적임자가 아니라고 표명한다"며 "한국당(통합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가 학부모 민심을 절대 간과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들은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정당·이하 통합당) 양산 을 김정희·박인·이장권 예비후보와 합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학부모 기자회견에 이어 예비후보들 역시 학부모 주장에 동의하며 '시민 주권 외면하는 셀프 공천', '민주적인 공천관리 시민 감동'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홍 전 지사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10시에는 통합당 윤영석 예비후보(양산 갑)가 '무상급식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날 윤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초·중·고교 무상급식을 유치원까지 확대하고 어린이집 급식·간식 질을 향상하는 방안을 시·도의원과 함께 추진하겠다"며 "2019년부터 읍·면·동 전 지역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한 것은 차별을 해결하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통합당 예비후보들이 홍 전 대표 도지사 재임 시절 무상급식 중단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평가다.

▲ 양산지역 학부모들이 17일 양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도지사 시절 무상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후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 양산지역 학부모들이 17일 양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도지사 시절 무상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후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30·40대 젊은 학부모가 많은 양산은 2014년 11월 홍준표 전 도지사가 교육청이 무상급식비 지원금 사용실태 감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가장 크게 반발한 지역이다.

당시 양산시 역시 경남도 방침에 따라 시·군 가운데 가장 먼저 예산 편성을 취소하면서 무상급식지키기 집중행동 학부모밴드·교육희망양산학부모회 등 학부모 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19대 대선에서 홍 전 대표는 한국당 후보로 기초지자체인 양산에서 두 차례나 유세를 펼치며 무상급식을 좌파정책이라 비판하면서 "지난번에 머 급식가지고 싸워싸니까…. 양산이 이것 참 희한한 동네야, 여기에 급식연대라고 좌파연대가 있어 가지고, 그 밥 한 끼 가지고…"라고 말한 바 있다. 스스로 '희한한 동네'라고 불렀던 양산에서 홍 전 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2만 4601표 차로 뒤졌다.

이처럼 홍 전 대표 인기가 떨어진 것은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무상급식 중단'과 '막말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무상급식 중단에 동참했던 당시 한국당 나동연 양산시장 후보가 오히려 확대 공약을 내걸고 홍 전 지사 지원 유세를 만류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양산에서 무상급식은 '뜨거운 감자'다.

이번 총선에서도 통합당 예비후보들이 홍 전 대표와 '선긋기'에 나선 것은 전략공천을 반대한다는 명분 말고도 '무상급식 중단'이라는 변수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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