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루시다갤러리 '시간을 달리는 카메라'특별전 개최
10년간 수집한 1300여 점 전시…〈해리포터〉 소품 기종도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그 시간 위를 달린다.' 기획자 말처럼 시간 위를 달리는 소중한 무언가를 기록하는 일, 그것이 카메라의 태생적 사명이라면 사명일 것이다.

진주 루시다갤러리에서 독특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흔히 갤러리에서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데, 이번에는 사진을 찍는 카메라들이 전시장을 꽉 채우고 있다.

루시다갤러리가 마련한 특별전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전시에서는 '루시다 카메라 박물관'이 지난 10년 동안 모은 카메라와 렌즈, 관련 액세서리 1300여 점을 선보인다.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카메라들. /김해수 기자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카메라들. /김해수 기자

카메라는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시작해 독일인 요한 잔이 발명한 카메라, 이후 1839년 루이 다게레의 '다게리오 타입' 촬영술이 발명되기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이번 전시는 카메라로 잘 알려진 독일, 일본보다는 그동안 대중이 접할 기회가 적었던 미국 카메라를 중심으로 기획했다. 필름으로 유명한 미국 회사 '코닥'은 1880년대 카메라 산업에 뛰어들었다. 뉴욕 로체스터 은행 서기였던 조지 이스트먼은 초기 필름형태를 만들어내 사진을 대중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단돈 1달러짜리 카메라 출시, 코닥 걸 등 광고 이벤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코닥은 수많은 경쟁사를 제치고 20세기 카메라와 필름으로 절대적인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한다.

전시에서는 아날로그 카메라와 필름시대 황금기를 이끌었던 코닥을 중심으로 미국 제조사가 만들어낸 다양한 카메라와 액세서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미국 카메라를 기본으로 하지만 광학 기술의 핵심에 있었던 독일과 일본에서 생산된 카메라와 기타 여러 국가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있는 카메라도 함께 전시한다.

영화에 출연한 유명 카메라도 만날 수 있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과 <캐럴>에 등장한 'Argus C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왔던 '니콘 F3/T', <편지>의 '니콘 니코매트', <가을로> 'Rollei 35 S',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캐논 AE-1' 등….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카메라들.   /김해수 기자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카메라들. /김해수 기자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연다. 갤러리 옥상에서는 카메라 원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카메라 옵스큐라' 체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시실 한편에는 직접 사진을 찍어볼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최초의 카메라 '옵스큐라'와 현대 디지털 기술의 핵심이 되는 '휴대전화'를 결합한 사진을 찍어보는 '디지큐라'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큐레이터 하미옥 씨는 "이번 전시는 친숙한 물건인 카메라를 통해 그 역사성과 시대상을 배우고, 하나의 물건을 만들고자 고민했던 당대 광학기술자와 많은 전문가의 장인정신을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단체 관람 또는 프로그램 참여는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문의 055-759-7165.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영화 <해리포터>에서 소품으로 쓰인 사진기.  /김해수 기자
▲ '시간을 달려온 카메라' 특별전에 전시된 영화 <해리포터>에서 소품으로 쓰인 사진기. /김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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