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오디오 정답없다" 개인 성향이 선택 좌우해
본인 선호하는 음악 장르, 악기와 비트 등 확인 필수
방의 크기와 가용 예산 등 꼼꼼히 살펴야 후회 없어

음악을 좋아하다 보면 좋은 음질을 구현하는 '오디오'에 관심이 간다. 자신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음에 매력을 느끼는지 아는 사람은 오디오 선택이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 입문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사전 정보 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나 다른 사람의 말만 덜컥 믿고 오디오를 구매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오디오 입문자를 위한 팁을 준비했다. KBS창원 라디오 <즐거운 저녁길> DJ이자 LP 뮤직바 드럼 사장인 김성수(60) 씨와 뮤직 파라디소 대표 심광도(49) 씨에게 조언을 구했다.

오디오는 앰프와 스피커로 구성된다. 우리가 소스(Source)기기, 즉 LP플레이어(턴테이블)나 CD플레이어를 틀면 소리는 앰프(증폭기)를 거쳐 스피커로 전달된다. 오디오는 사용자가 앰프와 스피커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만들어낸다.

오디오 전문 서적이나 동호회 온라인 카페를 보면 어느 브랜드의 앰프와 스피커를 조합하니 소리가 좋더라라는 식의 글이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직접 오디오를 만들기도 한다.

혹자는 "정치와 오디오는 정답이 없다, 결국 말하다 보면 싸움으로 끝난다"고 한다. 남들이 뭐라 했든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소비 패턴을 지니는지 파악해야 한다.

▲ 창원 용호동에서 LP뮤직바 '드럼'을 운영하는 김성수 씨가 LP음반을 하나를 턴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 용호동에서 LP뮤직바 '드럼'을 운영하는 김성수 씨가 LP음반을 하나를 턴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재즈냐? 클래식이냐? 가요냐

오디오를 사기 전 우선 순위를 따지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소리가 무엇인지 아는 거다. 김 씨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재즈인지 클래식인지 팝(Pop)인지 록(Rock)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장비 욕심에 오디오를 먼저 사고 음악을 들어야지 생각한다면 돈만 낭비할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비트가 빠른 소리를 좋아하는지 '빵빵' 터지는 소리를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고 안정된 소리를 좋아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심 씨는 "영국 브랜드의 스피커는 고전 음악이나 현악기, 미국 브랜드는 재즈, 팝, 록을 들을 때 좋다"며 "스피커가 지닌 각자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디오 시스템 열쇠는 스피커

"스피커를 먼저 구입할까요", "앰프에 중점을 두나요?" 초보자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말하길 오디오 시스템의 열쇠를 쥔 것은 '스피커'다.

스피커를 선택하는 기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악기, 방의 크기, 예산 등에 따라 다르다. 주변에 오디오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이나 음악 마니아가 있다면 한 번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스피커는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자신이 평소 즐겨 듣는 음반을 가지고 직접 오디오 전문점에 가서 들어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 또한 남들이 아무리 추천하는 스피커라도 자신의 방 크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 미국 스피커 알텍. 알텍은 과거 극장용으로 개발돼 소리 울림이 크다. /김민지 기자
▲ 미국 스피커 알텍. 알텍은 과거 극장용으로 개발돼 소리 울림이 크다. /김민지 기자

#음이 살아있다?

영화 <웜 바디스>는 좀비와 인간의 사랑이야기다. 주인공 좀비 R는 디지털카메라 대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LP판으로 음악을 감상한다. 이때 줄리가 "왜 LP를 듣냐"라는 질문에 R는 "소리가 살아있어(Alive)"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요즘에는 디지털 파일보다는 아날로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LP와 카세트 테이프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오디오는 1960년대 이전 진공관을 사용한 빈티지 오디오와 최고의 원음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오디오로 구분할 수 있는데 LP를 빈티지 오디오로 듣는 사람도 있다.

김 씨는 미국 출신의 재키 맥린의 LP판을 진공관 앰프와 1940∼50년대 만들어진 독일의 RFT 유닛 필드스피커로 들려줬다. 김 씨는 이 소리를 "직설적"이라며 "화장기 없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CD나 디지털 파일보다 LP로 들었을 때 풍성하고 따뜻했다. 자신이 아날로그 음을 좋아한다면 소스기기를 한 번 바꿔보는 것도 좋다.

두 전문가가 공통으로 말하길 오디오보다는 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오디오를 너무 좇는 것을 경계"한다며 "만약 초보자가 입문용 오디오를 구입하는 비용에 대해 묻는다면 앰프, 스피커, 턴테이블, CD플레이어, 튜너 등 풀세트로 200만 원 선"이라고 말했다. 심 씨는 "음악을 많이 들어야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와 음악 철학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