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 오른 할머니는 자리에 앉은 내내 표정이 굳어 있었다. 주변 탑승객들이 할머니를 향해 비난의 말을 쏟아 냈고, 눈치를 주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할머니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눈치를 살폈다. 결국 사람들의 신고로 기차 승무원이 출동했다. 승무원은 할머니에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할머니는 울먹이며 말했다. 돈이 없어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했다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량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할머니의 말에 승무원은 자신이 갖고 있던 마스크를 선뜻 건넸다. 마스크를 받아든 할머니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안도감과 서러움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최근 SNS에 올라온 영상과 기사에 소개된 내용이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중국이 배경이다. 어쩐지 남의 일이 아닌 것만 같다.

실제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마스크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반감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지역 상권과 화훼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한둘이겠느냐마는 빈손으로 기차에 오른 할머니 같은 이도 분명히 존재한다. 형편이 어려워 마스크 구경조차 못하는 이들이다.

어수선한 사회·경제적 분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소외된 이웃이기도 하다.

물론 감염의 두려움과 불안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도 어렵게 구했을 마스크를 할머니에게 기꺼이 건넸던 승무원의 그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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