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출 1% 안팎 증가 전망
기계연 "정부 정책 영향 활기"

지난해 뚜렷한 하락세를 기록했던 국내 기계산업이 올해 다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교역 갈등, 금융 불안정, 기후 불안정 등 글로벌 이슈로 산업경기가 침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기계연구원이 내놓은 '기계산업 2019 성과와 2020 전망'에 따르면 2019년 기계산업 생산과 수출·입은 전년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 안팎의 소폭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생산과 수출 동시에 감소 = 국내 기계산업 생산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감소했다.

2019년 생산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04조 1000억 원, 수출은 전년대비 4.3% 감소한 603억 달러(약 71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 애초 기계연구원은 108조 원대 생산액을 전망했지만, 일본 수출규제 등이 겹치며 반도체 장비와 산업기계 등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장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지만, 디스플레이 장비와 기초산업기계가 감소하며 총 603억 달러에 그쳤다. 수입도 2018년 기계산업 수입의 39.2%를 차지하던 반도체 장비(-47.1%) 분야에서 수입이 많이 감소하는 등 전 분야에서 줄어들어 385억 달러(-22.0%)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장비를 제외한 공작기계, 플랜트, 건설기계, 디스플레이 장비 등 모든 분야가 침체했다.

반도체 장비는 2019년 11월까지 대중국 수출이 29.6%를 기록하며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52억 4000만 달러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공작기계가 내수(-20.3%)와 수출(-20.4%)이 동시에 큰 폭으로 감소했고, 플랜트도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건설기계와 디스플레이 장비도 수출액이 급감했다.

◇올해 기계산업 업종별 기상도는 = 기계연구원은 올해 기계산업을 글로벌 경기 회복과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정책 추진으로 생산과 수출이 모두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계연은 생산과 수출 모두 1% 안팎의 증가를 전망했다.

2020년 기계산업 업종별 전망은 '공작기계=안정', '플랜트=침체', '건설기계=침체', '반도체 장비=안정', '디스플레이 장비=안정/침체' 등이다.

공작기계는 전방산업의 안정화에 힘입어 생산이 소폭 증가하겠지만, 주요 국가 간 통상마찰 지속으로 성장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플랜트는 대형 LNG 플랜트 발주가 시작되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건설기계는 미국과 인도의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중국의 하락세와 로컬 기업의 강세로 올해도 생산과 수출·내수 모두 감소세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장비도 시장의 축소로 반짝 반등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하락세는 여전할 것이라고 기계연은 분석했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투자 축소 등으로 위촉됐던 반도체장비 시장은 올해 감소폭이 줄고, 이후 회복세를 예상한다. 기계연은 2018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지난해 주춤했던 반도체 장비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연구원은 "올해는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 강화와 산업용 로봇 육성 의지가 강해 기계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력 제조업인 기계분야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를 위한 신남방·북방 등 신시장 개척, 글로벌 수요기업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