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쌍웅 61번째 개인전 '일월송 이야기' 창원 금강미술관
200∼700년 된 기와 활용 작품도…한국화에 새로운 시도

연초 민족의 상징이자 길조와 번영을 나타내는 소나무 전시가 창동예술촌에서 열리고 있다.

창원 금강미술관에서는 지난 1일부터 '윤쌍웅의 일월송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윤쌍웅 작가 61번째 개인전이다. 작품 제목은 모두 '일월송'으로 해와 달, 소나무를 한 작품에 담았다. 해와 달이 없는 작품도 있는데, 그 속에도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일월송을 표현했다.

일월송 시리즈는 '일월오악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왕의 그림이라고도 하는 일월오악도처럼 좋은 기운을 전하는 작품이라 정치인, 기업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이 하나같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독특한 작품 속 요소들이 자꾸만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프레임이다. 작가는 기존 사각 액자도 이용하지만 동그라미, 육각형, 하트모양 액자도 사용한다.

▲ 개인전 '일월송 이야기'를 연 윤쌍웅 작가와 출품작들.  /김해수 기자
▲ 개인전 '일월송 이야기'를 연 윤쌍웅 작가와 출품작들. /김해수 기자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반짝임도 느껴진다. 마감재에 반짝이를 섞어서 보는 각도, 빛을 받는 위치에 따라 보는 이들이 다르게 느끼도록 표현했다. 캔버스에 한지를 붙여 사용하는 기법은 윤쌍웅 작가의 전매특허다. 한지는 나뭇결 모양으로 나무 표면의 굴곡진 느낌을 잘 살렸다. 실제로 특허를 내기도 한 특수 제작 한지를 사용한다. 물감을 입은 한지는 추상화를 보는 것처럼 보기에 따라 나이테, 산, 구름, 물결 파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와를 활용한 작품도 있다. 200년에서 700년 된 기와를 쓰는데, 오래된 사찰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세월의 흔적을 배경으로 솟아있는 소나무는 더욱 기운차게 느껴진다.

이처럼 다양한 장치들은 작품과 관람객이 대화할 기회를 주고자 작가가 심어놓은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한국화인데 어쩐지 낯선 느낌을 풍긴다. 이것 역시 영리한 작가의 의도다.

윤쌍웅 작가는 "퓨전이라고 보면 된다"며 "한국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그동안 수묵화, 풍경화 등 전형적인 한국화를 그려오다 변화를 주고 싶어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봤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독일, 프랑스, 미국 등 국외에서도 많은 전시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좀 더 한국적인 것, 한국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소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다.

▲ 윤쌍웅 작가의 개인전 '일월송 이야기' 출품작.  /김해수 기자
▲ 윤쌍웅 작가의 개인전 '일월송 이야기' 출품작. /김해수 기자

소나무는 작가를 닮아있기도 하다. 올해 53세인 작가가 개인전만 60회를 넘게 열었으니, 꾸준함과 성실함이야 말할 것도 없겠다. 새로운 시도와 연구를 통해 늘 푸름을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 역시 소나무와 닮았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전업 작가로 여는 첫 전시라는 의미도 있다. 윤 작가는 진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로 20년 재직하다 지난해 작업에 집중하고자 전업작가 길로 들어섰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작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가 된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문의 010-3842-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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