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6개 군 장학재단 대학·학과 구분해 차등 지급
국가인권위 "학벌주의 양산"전국 34곳 개선 권고

경남 도내 6개 군 장학재단이 명문대와 그렇지 않은 대학을 차별해서 장학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1일 특정 대학과 특정 학과 진학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들 장학재단에 장학금 지급 기준 개선을 권고했다. 학벌주의를 양산한다는 이유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개선을 권고한 지방자치단체 장학재단은 (사)의령군장학회, (사)남해군향토장학회, (재)창녕군인재육성장학재단, (재)하동군장학재단, (사)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 (재)산청군향토장학회 등 도내 6개 장학재단을 포함해 전국 34개다.

도내 6개 장학재단은 장학금 선발계획에 특정 대학, 특정 학과 진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의령군장학회는 서울대 1500만 원, 고려대·연세대 1000만 원, 의예과(의학과, 의학부, 의과대학) 800만 원 등 '우수 대학 진학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남해군향토장학회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각 대학의 의과대학·한의과대학 진학생을 '특별 장학생(대학 진학생)'으로 해서 1인당 300만 원을 준다.

창녕군인재육성장학재단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유니스트, 디지스트, 지스트, 이화여대 등에 진학하는 학생을 '우수 대학 진학생'이라는 이름으로 1인당 200만 원을 지급한다. 특히 서울대 진학생에게는 1인당 500만 원을 준다.

하동군장학재단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5개 대학에 입학하거나 재학 중인 학생에게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의대(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치대(단국대), 한의대(경희대) 진학자에게도 1년간 장학금을 주고 있다.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는 '수능성적 1등급 3개 영역 이상'이면 장학금 700만 원을, 서울대, 고려대(안암캠퍼스), 연세대(신촌·국제캠퍼스), 포항공대, 카이스트에 진학하면 선발해서 장학금 300만 원을 준다.

산청군향토장학회는 대학생 생활 장학금 중 성적우수 입학생, 2017년 특정 언론사 선정 전국 대학평가 순위 30위권 내 대학 입학생에게 장학금 300만 원씩을 주고 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2018년 전국 군 단위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74곳 중 자료를 확보한 68개 장학재단의 장학생 선발 공고문을 조사했다. 조사한 재단 중 38개 장학재단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특정 대학 합격자에게 해당 대학 진학을 이유로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단체는 학벌에 따른 장학금 지급 차별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했고, 최근 이에 대한 결정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특정 대학, 특정 학과에 진학했다는 이유로 입학금이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대입 경쟁의 결과만으로 지역 출신 학생의 능력과 가능성을 재단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 '학벌주의'가 반영된 장학금 지급 기준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학벌이 중요하게 작용할수록 본인의 타고난 능력을 계발하기보다는 이름 있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몰입하게 된다. 이는 대학 간 서열화, 지방대학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이들 장학재단에 장학금 지급 기준 개선을 권고했다. 시민단체가 진정한 38개 장학재단 중 평창장학회, 구례군인재육성기금, 장수군애향교육진흥재단, 무주군교육발전장학재단 등 4개 장학재단은 지급 기준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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