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제안으로 경남도민일보 직원 헌혈 참여

피가 부족합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단체 헌혈도 취소되고 헌혈 방문자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 걱정 때문이니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닙니다. 문제의식을 느낀 기자가 헌혈을 권하는 기사를 쓰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잔소리는 많지만 정작 자신이 나서서 뭘 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까? 피를 나누자는 기사를 쓰는데 말만 하기 머쓱했나 봅니다. 지난 11일 이혜영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 이혜영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 /캡처
▲ 이혜영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 /캡처

다행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참여 뜻을 밝히는 경남도민일보 직원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이 게시글로 말미암아 지병과 복용 중인 약을 공개하는 직원도 여럿 나옵니다. 마음은 참여하고 싶으나 몸이 받쳐주지 않는다니 안타깝습니다. 어쨌든 인원을 어느 정도 확보해 헌혈버스가 경남도민일보(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앞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 12일 경남도민일보 앞에 도착한 헌혈 버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12일 경남도민일보 앞에 도착한 헌혈버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12일 오전 10시 경남도민일보 본사 앞에 헌혈버스가 도착합니다. 마침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한두 명씩 헌혈버스에 탑승합니다. 사내 방송으로 헌혈버스 도착 소식도 알립니다.

헌혈을 꽤 오랜만에 했는데 과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헌혈 전 문진을 태블릿으로 한 게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펜으로 복잡하게 표시할 필요 없이 질문에 해당 사항을 터치하면 됩니다. 먼저 헌혈을 마친 분들은 팔뚝에 밴드 같은 것을 감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당히 오랫동안 채혈 부위를 손으로 눌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버스에서 최대 네 명이 누워 피를 뽑을 수 있습니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그 얘기가 또 빠지면 섭섭합니다. 바로 '혈액형+성격' 이야기입니다. 혈액형이 같아서 좋고 달라서 재밌습니다. 채혈하는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싶습니다.

피를 뽑는 시간은 15분 정도, 지혈하는 시간이 15분 정도입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빼면 넉넉잡아 평균 3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헌혈 기념품도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다릅니다. △캔가습기 △마사지기 △무선충전패드 △블루투스 이어폰 △영화관람권 △커피 교환권 △도서상품권 △햄버거세트 교환권 △편의점 교환권 △손톱깎이 세트 등이 있습니다. 물론 헌혈 직후 수분을 보충할 음료수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정(情)이 있는 과자도 줍니다. 당연히 누구도 이런 기념품과 먹을 것 때문에 헌혈하지 않는다는 거 잘 압니다. 그냥 참고 사항입니다. 저는 마사지기를 챙겼습니다.

평소 혈액은 5일 치 여유분이 있어야 비상 상황에 원활하게 대처한다고 합니다. 지금 경남지역 혈액 보유분은 3일 치입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 헌혈이 지역사회 혈액 보충에 아주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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