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고 4번 지난해 최다 홈런
최고 시속 150㎞ 강속구 갖춰
포지션 두고 구단과 고민 중

투수냐 타자냐. 재능이 너무 뛰어나도 문제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3라운드(21순위)를 통해 입단한 NC다이노스 안인산 이야기다.

고교 시절 안인산은 투수와 타자 양 포지션에서 모두 재능을 뽐냈다. 야탑고 4번 타자로 활약한 타석에서는 21경기 60타수 19안타 타율 0.317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 6개를 치며 2019년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고교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덕에 제3회 이만수 포수상·홈런상 시상식에서 홈런상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이보다 앞서 고교 2학년 때는 최고 시속 150㎞의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마운드 기록은 8경기 23.2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1.88. 부상이 겹친 3학년에도 몇 차례 마운드에 선 안인산은 5경기 2.2이닝 1패 평균자책점 12.00으로 고교 시절을 매듭지었다.

한때 안인산은 SK와이번스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도 꼽혔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지명 순위가 내려갔고, 그 틈을 NC가 파고들었다.

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안인산은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투수-타자 중 하나를 선택하고 올해 목표를 세우는 등 먼 미래까지 그리는 안인산이었다.

"팀에 정식 합류하고 나서부터는 몸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데 힘쓰고 있어요. 어깨 보완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상체 유연성 등을 높이려 하고 있어요. 이르면 3월 중에 회복이 될 듯해요. 투수냐, 타자냐는 계속 고민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투수 쪽이 조금 더 욕심이 나긴 해요. 물론 그보단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지는 게 더 중요하겠지만요. 1군에 올라가서 모두가 놀랄 만한 공을 던져보고 싶어요."

▲ 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NC다이노스 신인 선수 안인산은 투수와 타자 어느 포지션으로 프로 생활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 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NC다이노스 신인 선수 안인산은 투수와 타자 어느 포지션으로 프로 생활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투수로서 안인산은 직구와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을 구사한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역시 직구. 여기에 안인산은 기회가 된다면 투심까지 장착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연히 본보기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전설 선동열 전 야구국가대표 감독이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는, 특유의 그 투구폼을 본받고 싶어요. 팀 내에서는 나성범 선수를 가장 존경해요. 개인 훈련하는 모습이나, 자기 관리하는 면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어요."

투수를 조금 더 욕심내고 있다곤 하나, 구단도 안인산도 여전히 투수와 타자 양쪽에 모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안인산도 이를 고려해 자신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 중이다.

"타자로서 장점은 파워 쪽인 듯해요.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걸 잘하는 편이죠. 약점은 파워를 보완해줄 근력, 잔근육인 듯해요. 투수로서 장점을 뽑자면 비교적 하체를 잘 쓴다는 생각이에요. 단점은 경기 운영인데, 특히 이닝을 길게 던져 본 적이 많이 없어서 이를 보완해야 할 듯해요."

투타 모두를 바라보는 만큼 라이벌도 포지션별로 다른 안인산이다. 투수로서 안인산의 라이벌은 지난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KIA타이거즈 지명을 받은 내야수 박민이다. 야탑고에서 한솥밭을 먹은 박민과 안인산은 예전부터 '둘이 프로에 가서 맞대결하면 어떨까' 하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타자로서 안인산은 2020 1차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T위즈 유니폼을 입은 소형준을 뽑았다.

"고교 시절 형준이에게 몸 맞는 볼 4개를 맞았어요. 2학년 때 2번, 3학년 때 2번이었죠. 그래놓고 매일 미안하다고 하고. (웃음)"

초등학교 시절, 공부도 잘했다는 안인산은 야구 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도 야구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만큼 야구를 좋아한다는 의미일 터. 이에 맞춰 안인산은 앞으로 팬들에게 '참 멋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보고 배울 만한 점이 많은 선수, 그런 이미지를 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에 와서 기술·트레이닝 파트 등에서 더 체계적으로 운동하고 있어요. 재밌고 효과도 더 좋은 듯해요. 그동안 NC를 볼 때 '신생팀인데 왜 이렇게 잘하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막상 합류하고 보니 막막하더라고요. 경쟁자도 많고. 그래도 열심히 경쟁해서 이겨 내려 하고 있어요. 안주하지 않고 재활도 꾸준히 해서 하루빨리 선배·동료와 훈련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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