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50~80대 24명 초등학력 인정

"이제 초등학교 졸업장이 생겨서 무척 기뻐요."

▲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초등학력 인정 2회 졸업생 기념 촬영 모습.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초등학력 인정 2회 졸업생 기념 촬영 모습.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김연희(65)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통일반 반장은 3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가톨릭여성회관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뛸 뜻이 기뻤다. 학교에 다닌 지 6년 만에 초등학력 인정을 받는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장을 받아서다. 올해 한울학교에서 초등학력을 인정받은 학생은 50대에서 80대까지 24명이다.

김 반장은 "작년에 선배인 평화반이 1회로 졸업을 했고, 올해는 통일반이 2회로 졸업하게 됐다. 저마다 학교에 다닌 기간은 다르지만, 함께 졸업하게 됐다. 그동안 자식 같은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한글을 배워서 알게 되니 무척 기쁘다. 이곳에서 예비 중학생반에 들어가서 학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머리가 희끗희끗한 학생들이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졸업 잔치를 했다.

강당 밖에서는 학생 시화전도 열렸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적힌 시에는 삶의 기록이 담겼다. '관광을 갔다'라는 제목의 한 시는 이렇다.

"나는 어제 친구하고/소백산 청록동굴 갔다/그런데 아리랑 호텔 앞에/수박을 놓고 갔다/아이고 아까워라/돈이 사만 원인데//"

▲ 졸업생의 작품.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 졸업생의 작품. /가톨릭여성회관 한울학교

한울학교 초등학력 인정 졸업생은 올해 더 많아졌다. 작년 1회 졸업생 16명에서 올해는 8명이 더 늘었다.

최강희 한울학교 교사는 "작년에 처음 졸업학력 인정 과정이 개설됐을 때는 어머니들이 출석도 잘해야 하고, 교과과정을 따라와야 하는 이수 과정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1회 선배 졸업생을 보고, 많은 분들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용기를 내셨다. 경남에서 저희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인 문해 교육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울학교는 2017년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학력 인정기관으로 지정돼 단계별 학습(1단계, 2단계, 3단계)을 거친 학생들에게 초등학교 학력 인정 졸업장을 주고 있다. 올해는 중학교 학력 인정기관으로도 지정돼 중학교 과정을 공부할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초·중학교 학력이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 학습자에게 초등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지역 초등학교, 한울학교 등 지정학교에서 과정 이수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초등학력 인정자는 2015년 70명, 2016년 25명, 2017년 133명, 2018년 61명, 2019년 154명, 2020년 17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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