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 부의장 탈당해 한국당이 1당으로
의회 내 견제·균형에 어떤 영향 미칠까

지난달 칼럼에서 나는 '진주시의회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쓴 바 있다. 민주당 소속 이상영 부의장이 당내 의견과는 상관없는 독자 행동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설을 앞둔 지난 21일 이상영 부의장은 결국 민주당을 떠났다. 이 부의장은 탈당 이유로 "당론을 떠나 시민을 위해 기권표를 던졌는데 당 관계자·동료 의원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탈당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지난해 12월 제3차 추경 때 시내버스 증차예산을 두고 한국당-진주시 대 민주당-민중당이 대립했을 때 당내 의견과 다르게 기권표를 행사한 뒤 동료 의원들과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부의장의 탈당은 예견됐던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 재선의 이 의원은 민주당 몫으로 부의장에 당선됐지만 그동안 당내에서 갈등을 빚었다. 특히 그의 언급대로 기권표를 던지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같은 당 의원들 사이에 징계하자는 의견까지 나와 탈당은 기정 사실이 됐으며 시기가 문제였다.

이 부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따르는 미래연합 소속으로 시의원을 지낸 바 있어 애초부터 민주당과는 색깔이 사뭇 달랐다. 민주당 바람을 타고 재선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의 파란색은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 부의장의 탈당으로 진주시의회 정당별 의석 분포는 한국당 10석, 민주당 9석, 민중당 1석, 무소속 1석이 됐다. 묘하게도 정당별 의석수가 2018년 지방선거 때로 원점 회귀했다.

하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의회 내 분위기는 완전 딴판이다. 2018년 당시 한국당은 1당이 됐지만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무소속 서정인 의원과 민중당 류재수 의원이 민주당과 함께 반(反) 한국당으로 뭉치면서 의회를 주도했다. 급기야 서정인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한국당 10, 민주당 10, 민중당 1의 구조가 돼 민중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그런데 이 부의장의 탈당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이 부의장은 민주당 소속일 때는 한 번씩 민주당의 당론을 따랐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이 부의장은 당장 한국당에 입당할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후반기 의장을 염두에 둔 그가 한국당과 거래할 가능성은 높다.

따라서 시의회는 한국당과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이상영 부의장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총선 이후 후반기 원구성때까지 이어질 수 있겠느냐에 달려 있다. 변수는 많다.

만에 하나 한국당 국회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당내 공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시의원들이 한국당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최구식 전 국회의원이 정당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했을 때 지역구 내 시의원들도 동반 탈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으로 원점 회귀한 시의회. 황금분할을 해준 시민들의 바람대로 시의회가 굴러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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