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규모 확대·명예의 전당 설치 호평
명문대 진학생 담임 장려금엔 비판 제기

하동군과 하동군장학재단은 최근 100년 미래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사업을 발표했다. 올해 장학사업의 특징은 지역 인재 육성과 맞물려 인구 확대 정책의 하나로 장학금 지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여기에다 장학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명예의 전당 설치와 장학백서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는 부분도 관심을 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올해 장학 사업비는 총 16억 4600만 원이다. 지난해보다 1억 원이 늘었다. 군 단위에서는 장학금 지원규모가 큰 편이다. 세부적으로는 다자녀가구 장학금 등 8개 장학금 576명에 4억 9600만 원이 지원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부터 다자녀가구 학생에게 지원되는 장학금은 성적을 따지는 조건이 사라져 8000만 원이 증액됐다. 하동영재교육원 국제캠프, 중·고등학생 해외문화탐방, 통학버스,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 원어민보조교사, 행복교육지구 운영, 기숙형 공립고 지원 등 7개 교육환경개선사업에 11억 2000만 원이 지원돼 일선 학교의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장학사업 활성화 사업 가운데 하나로 고액기탁자의 고귀한 뜻과 감사 마음을 담은 명예의 전당이 설치된다. 명예의 전당은 하동군장학재단 홈페이지에 개설되는데 기탁 규모에 따라 분류돼 기탁자의 이름과 기탁금이 게시된다. 더불어 2023년 장학재단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장학재단의 20년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학백서도 발간된다. 하동군과 하동군장학재단은 장학백서 발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동군과 하동군장학재단이 장학금 확대와 장학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에 올해 시작하는 일부 사업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우수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올해부터 소위 서울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라고 불리는 대학과 함께 카이스트·포항공대 등 5개 대학 진학에 공적이 있는 고등학교 교사에게도 장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예산 2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담임 교사에게 장려금을 지원하겠다는 것. 대학의 우위를 따져 서울대 500만 원, 나머지 대학 300만 원 등으로 나눠 차등 지원한다.

단지 명문대학이라 불리는 특정 대학에 진학하도록 지도한 해당 교사에게만 예산을 들여 돈을 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교사 간 불평등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정책을 도입한 건 인재 육성을 위한 상징성을 내세우고 해당 교사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취지라고 하동군은 설명했으나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그 예산을 내년부터 지역 고등학교 신입생에게 지원하는 교복지원비로 대체해 올해부터 지원하도록 선회하는 것이 올바른 장학사업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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