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어머니-자식 대화 담백함 속 흡입력·울림 커

▲ 제6회 경남작가상을 받은 이응인 시인.
▲ 제6회 경남작가상을 받은 이응인 시인.

사단법인 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가 운영하는 제6회 경남작가상 수상자로 밀양에서 활동하는 이응인(58·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매년 초 선정하는 경남작가상은 경남작가회의가 펴내는 회지 <경남작가> 중 그 전해 발간된 것에 담긴 작품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올해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8편. 특히 이 중 김석봉의 시 '고독사', 김진희의 시 '아침', 이응인의 시 '아버지 떠나신 뒤', 표성배의 시 '온몸이 아프다' 네 작품을 두고 심사위원들이 마지막까지 고심했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이응인 시인의 작품을 선택했다.

심사를 맡은 함순례 시인의 심사평을 보자

"이응인의 '아버지 떠나신 뒤'는 혼자 남은 어머니와 자식 간에 일상의 안부를 챙기며 젖은 속을 달래는 심정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별일 없다는 듯 주고받는 대화의 행간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인력과 끝내 독자들마저 '울음주머니' 부풀게 하는 울림이 컸다."

거창에서 태어난 시인은 1987년 무크지 <전망> 5집에 작품이 실리면서 등단했다.

<투명한 얼음장>, <어린 꽃다지를 위하여> 등 시집을 냈다.

현재 밀양 세종중 교감으로 올해부터 경남도민일보에 교육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이 시인의 당선 소감을 보자.

"시가 안 된다고 타박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시가 안 되는 게 아니라 시를 내쫓은 거였다. 함께 살자고 사정사정하는 걸 그 잘난 자존심에 내치고는, 혼자 목에다 힘을 주고 캑캑거린 거였다. (중략) 그동안 꽃에서 시가 온다고 생각했다. 벌들의 웅웅거림에서, 저물녘 대밭의 소란에서, 어둠을 헤치고 돌아오는 짐차의 불빛과 덜커덩 소리에서 시가 오는 줄 알았다. 꽃이, 짐차의 불빛이, 그대 없는 빈집이, 바로 시라는 걸 오래도록 몰랐다. 시는 오는 게 아님을 모르고 살아왔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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