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확산방지 총력
역학조사로 접촉자 상태 점검
병원·공항도 검역 '주의 태세'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발생한 첫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35세 중국인 여성으로, 19일 국내에 입국한 이후 이틀째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입국 하루 전인 18일에는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있어 중국 우한시 병원에서 감기 진단을 받았지만,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폐렴 소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은 확진환자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접촉자에 대한 능동감시를 시행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환자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 공항 관계자 등 접촉자는 총 44명(승객 29명, 승무원 5명, 공항 관계자 10명)이다.

접촉자는 확진환자와 근거리에서 개인보호구 착용 없이 함께 거주 또는 근무했거나 의료처치, 이동수단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승객은 확진환자 좌석 앞뒤 3열을 포함한 총 7열에 탑승한 경우로 한정했다. 접촉자 가운데 9명은 출국했고, 35명은 해당 보건소를 통해 모니터링을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특이증상을 보인 접촉자는 없다.

▲ 20일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지목돼 폐쇄된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 인근 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지목돼 폐쇄된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 인근 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환자와 동행한 5명 역시 특이증상이 없는 상태다. 5명 가운데 3명은 전날 일본으로 출국했고, 나머지 2명은 이날 오후 중국으로 출국했다. 질본은 일본으로 출국한 3명에 대해서는 일본 당국에 관련 사항을 알렸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전날보다 3명 추가됐다. 3명 가운데 2명은 의료기관 신고, 1명은 검역에서 확인됐으며 이들 모두 격리된 상태에서 검사한 결과 1명은 인플루엔자(독감), 1명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로 확인됐다. 나머지 1명은 정확한 병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급성호흡기바이러스 8종 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일 이후 현재까지 신고된 '조사대상 유증상자' 10명은 모두 격리 해제됐다.

확진환자 접촉자를 제외한 능동감시 대상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4명이다.

박혜경 질본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해외로 출국한 접촉자에 대해서는 매뉴얼에 따라 각 국가에 통보했다"며 "(국내에 체류하는) 접촉자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고, 현재까지 특이증상을 보인 접촉자나 능동감시 대상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 거주 2명 확진자와 접촉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부산에 사는 2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접촉자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다.

지난 19일 우한 폐렴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이날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지만, 우한 폐렴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들을 상대로 확진자와 접촉한 경위와 근거리에 머문 시간 등을 조사하고 이들의 증상을 살펴보면서 능동 감시하기로 했다.

능동 감시는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4일 동안 매일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질병관리본부에서 2차 검사를 진행해 최종 확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부, 방역에 총력

국내 보건당국이 중국 우한시에서 집단 유행해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판단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역과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에 감염병 차단을 위한 개인 보호장구를 착용하게 하는 등 각별한 주의 태세다.

21일 질병관리본부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환자 중 2명은 사람 간 전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우한시에 간 적이 없으며 가족이 우한에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선규 질본 위기분석국제협력과장은 "사람 간 전파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현재 판단 중인 사안이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질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될 수 있다는 상황에 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데다 충분한 정보도 받기 어려워서다. 유행 초기 중국에서는 사람 간 전파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이후 제한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밀접접촉자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등으로 상황과 발표가 바뀌었다.

박혜경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초기부터 검역 단계에서 N95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의료진에는 개인 보호장구를 갖춘 상태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의심 환자는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일반 환자와 완전히 차단되도록 하는 등 사람 간 전파에 대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하지 않도록 감시 기능을 강화한 게 이에 따른 조치다.

특히 증상이 없는 잠복기 상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이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일대일 안내를 제공하고,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DUR)를 통해 병원에 입국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박 과장은 "중국 국적 승객에게는 중국어 안내문이 제공돼 의심 증상 발생 시 바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한다"며 "DUR로 병원에 입국자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우한에서 들어온 중국인이 발열, 기침 등 증상으로 국내 병원에 방문하면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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