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민심 풍향계'…지방선거 이후 22개월 만에 심판
창원 의창·성산·진주 갑·양산 인물 중심 대격돌 예고

경남은 2016년 20대 총선거까지 '보수 정치지형'이 굳건한 지역이었다. 당시 전체 16석 가운데 한국당이 12석, 민주당 3석, 정의당이 1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경남 민심은 그야말로 '상전벽해'였다. 김경수 도지사를 비롯해 양산·김해·창원·고성·통영·거제 등 경남동부벨트 기초단체장직 전부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차지한 것을 비롯해 서부경남인 남해에서도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남도의회도 58석 중 민주당이 34석을 석권했다.

과연 6·13지방선거 이후 1년 10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경남의 정치지형은 또 어떤 민심을 반영하게 될까.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 대통합 등으로 모인 힘으로 도내 16석 모두를 석권한다는 계획인 것을 보면 '정치는 생물'이고, 상황 변화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민주당도 전략공천 등으로 경남지역에서 최소 8석 이상을 확보해 PK지역 승리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 정가에서는 진주 갑과 창원 의창·성산, 양산지역 등을 정치지형 변화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는다.

진주 갑은 전통적으로 한국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박대출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후보가 8만 6509표로, 4만 6392표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정영훈 후보를 4만 표 이상 차이로 가볍게 따돌렸다. 변화 조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다. 해당 선거구 도의원을 뽑는 진주시 제1·2선거구에서 민주당 장규석·성연석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약 4000표 차로 이겼다. 민주당 도당은 2016년 도당 노동위원장에 정상욱 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사천으로 출·퇴근 하는 진주지역 젊은 노동자 표를 흡수하는 데 공을 들였고, 인근 문산혁신도시 조성 효과 등으로 유입 인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 의창은 한국당 사무총장인 박완수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6만 4845표로, 4만 6429표를 기록한 김기운 후보를 1만 8000표 이상 차이를 벌려 당선했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 중동 유니시티를 비롯해 북면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신규 조성된 점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 입주하는 이들은 대체로 주거환경, 문화환경 등 개인적 삶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이어서 정치성향보다는 각 당의 공약에 따른 합리적 판단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입주민 효과'가 힘을 받게 되면 접전 양상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김기운 예비후보와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을 지낸 김순재 예비후보가 나섰고, 바른미래당에서도 지난해 4·3 보궐선거 때 제시한 신세계 스타필드 창원 입점과 관련해 법인화를 통한 '스타필드 수익 창원 시민 환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강익근 후보가 총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경남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성산구도 여영국(55·정의당) 현 의원이 수성을 다짐하고 있지만, 민중당 등과 진보단일화, 민주당과 관계 등 주요 선거변수와 함께 창원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시점에 노동자들이 김해와 의창구 등으로 대거 빠져나간 점, 갈수록 정규직 노동자가 줄고,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 등이 정치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양산 갑은 윤영석 현 한국당 의원의 우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이후 어떤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낼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 양산 을은 서형수 민주당 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침으로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표면화하는 등 내부 분열 조짐이 이번 총선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세 번째 당선이 유력했던 한국당 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진해와 마찬가지로 여상규 현 한국당 의원이 출마를 하지 않는 사천·남해·하동도 정치지형 변화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분류돼 정당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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