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기드라마 〈스토브리그〉
방송사, 2018년 NC에 촬영요청
팀 성적 향상 과제 이유로 거절

순간 최고 시청률 19%를 넘는 등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주 촬영지가 창원NC파크가 될 뻔했다.

SBS가 <스토브리그> 제작 초기 단계에서 야구장 장면 배경으로 창원NC파크를 잡고 구단에 문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 시청자라면 잘 알다시피 결과적으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

돌이켜보면 <스토브리그> 제작진에게 창원NC파크만한 구장도 없었던 듯하다. 2019년 준공된 창원NC파크는 준공 전부터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시설로 호평이 자자했다. 전체면적 4만 9249㎡에 지하 1층, 지상 4층 2만 2000석 규모를 갖추고 국내 최초 개방형 야구장이자 관중 친화적 야구장이라는 게 호평의 한 예다. 국내 야구장 최초로 내부 에스컬레이터(1∼4층 운영)를 설치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했다는 점, 레스토랑과 팬숍 등이 들어선 상시 개방 편익시설을 둔 점 등도 창원NC파크 자랑거리였다. 깔끔하고 편리한 시설. 드라마 제작자로서는 드라마 품격을 높여주기에 창원NC파크만한 야구장도 드물었을 테다.

여기에 창원NC파크를 지은 건설사는 태영건설이었다. SBS 대주주이기도 한 태영건설 입장에서는 공을 들여 지은 시설을 드라마를 통해 자랑하기도 싶었을 터. 사업을 홍보하기에 창원NC파크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SBS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촬영 계획을 NC다이노스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NC는 고심 끝에 촬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2018년 SBS가 NC다이노스에 창원NC파크를 드라마 <스토브리그> 촬영지로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당시 구단 처지를 고려해 촬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드라마 한 장면과 창원NC파크 전경을 합성한 것.  /SBS 홈페이지·경남도민일보 DB
▲ 2018년 SBS가 NC다이노스에 창원NC파크를 드라마 <스토브리그> 촬영지로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당시 구단 처지를 고려해 촬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드라마 한 장면과 창원NC파크 전경을 합성한 것. /SBS 홈페이지·경남도민일보 DB

백종덕 NC 홍보팀장은 "2018년 제안이 온 것으로 안다. 제안을 받고 구단에서도 여러 측면을 생각했다"며 "하지만 2018시즌이면 NC가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해다. 2019년 새 야구장에서 첫 시즌을 치르며 명예회복까지 노렸던 구단 처지에서는 촬영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이어 "새 야구장으로 이전 준비를 해야 하는 등 산재한 일도 너무 많았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이 있기도 하나, 당시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촬영 요청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NC파크와 <스토브리그> 만남은 무산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양측 모두 목표했던 바를 이뤘다.

2019시즌 새 야구장에서 '야구에만 전념'한 NC는 꼴찌 추락의 아픔을 딛고 가을야구 복귀에 성공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창원NC파크에서 마무리 훈련 'CAMP in 창원'을 진행하며 2020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창원NC파크 대신 SK와이번스 홈구장인 문학구장으로 주 촬영지를 옮긴 <스토브리그>는 탄탄한 줄거리와 세밀한 상황 설정 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홍보 면에서야 일부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는 NC이지만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재확인한 것도 있다. 구단 운영은 대표이사 등 구단 프런트를 믿고 맡긴다는 것. 실제 <스토브리그> 촬영과 관련한 결정 역시 황순현 대표이사와 프런트가 자체적으로 고심 끝에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TV 속이 아닌 실제 스토브리그에서 박석민·김태군 등 내부 FA 계약을 마무리 지은 NC는 오는 29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떠나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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