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생존전략 고민하는 신문사
기사·조직개편 방향, 정답은 무얼까

독자들께서는 신문 기사 중에서 주로 어떤 기사를 읽으십니까? 사건사고나 부동산, 스포츠, 생활정보 같은 짧은 기사를 주로 읽으십니까? 아니면 한 판 정도를 차지하는 긴 기사, 즉 심층·기획·특집류의 기사를 선호하십니까?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 토론회 때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새해를 맞이해 경남도민일보도 뭔가 기사의 변화 방향을 잡고, 장기적으로 지면·조직개편을 준비하자는 취지의 토론회였습니다.

기사의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식의 종합편성 지면이나 기사 틀을 벗어나서 특정 주제나 이슈에 집중하는 기사를 늘리도록 하자"는 제안이 먼저 나왔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에서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신문 기사는 속도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정확도와 깊이를 추구하는 기사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 따랐습니다.

반론이 나왔습니다. "정말로 독자들이 그걸 원하는지 근거를 제시해라. 그렇게 방향을 잡으려면 일정한 조사나 근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 경남도민일보 인터넷뉴스에서 제공하는 '많이 본 뉴스' 자료도 제시됐습니다. 그 자료에는 분량이 긴 기획기사보다는 짤막짤막한 정보기사의 조회수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아마도, 이 논쟁이 딱부러진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누군가 정답을 내놓는 것도 없을 거고, 뒤에 나온 주장처럼 정말로 독자들이 뭘 원하는지 조사를 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논쟁이 결론을 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면독자가 줄어가는 신문은 기존 수입을 유지하기 어렵고,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방향을 잡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논쟁하고 토론하고, 공감대가 이뤄져야 변화를 일으킬 동력을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사실 심층·기획기사 쪽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연발생 기사를 기본에 두고, 심층·기획기사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JTBC 뉴스룸의 부상 이후 방송이든 신문이든 이전의 백화점식 나열 방식에서 기사를 선택·집중하는 것이 대세가 됐습니다. KBS 등 일부 매체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탐사보도팀은 서울지역 언론사에 필수 부서가 됐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KBS는 '출입처제도 혁파'를 내세웠습니다. 현 출입처 구조에서는 차별화된 뉴스제작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근거는 '공익후원모델'입니다. 언론사 대부분이 광고나 협찬금으로 먹고살고 있지만, '제 할 말 하는 언론'이 광고나 협찬을 영원히 보장받을 수는 없습니다. 재정 후원자가 따로 없는 상태에서 제 할 말 하는 언론이 추구할 수입원은 기사를 통한 후원 외에는 달리 있을까요? 영국의 가디언이나 한국의 뉴스타파, 탐사전문매체인 '셜록'이 그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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