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시대 새 성장동력 모색
국내 첫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
창원시와 수소사업 업무 협약
풍력발전 생산거점지 준비도

경남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창원 경제가 올해는 부활할까?

국내 최대 기계산업 집적지인 창원국가산업단지에는 44개 대기업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의 전문화, 계열화로 성공적으로 이뤄진 산업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창원시는 2020년을 '경제 대도약, 대혁신'의 한 해로 목표를 세우면서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허성무 시장은 "지난해는 창원경제 부흥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 혁신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는 대혁신과 대도약의 해로 삼고 경제살리기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창원경제의 부흥을 이끌 주역인 대기업과 창원시의 신성장동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공장 내 발전용 가스터빈 로터 모습. /두산중공업
▲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 공장 내 발전용 가스터빈 로터 모습. /두산중공업

◇독자개발 가스터빈 승부수 =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등 국내 원전 산업이 중단되자 가스터빈, 수소, 풍력 등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인 분야가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이다.

두산중은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두산중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표로 1조 원 규모의 R&D자금을 투입한 두산중은 21개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의 중견·중소기업과 함께 산·학·연 협력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모델은 출력 270㎿,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스펙을 자랑한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종욱 박사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면서 "15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두산중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매출 3조 원, 연 3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주요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창원시도 최근 △'9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국산 가스터빈 공급 계획 반영 △국산 가스터빈 적용 발전사와 기업 대상 세금 경감, 인센티브 제공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산업 클러스터 육성 지원 등의 지원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이 창원시와 수소액화 저장장치 개발 실증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맺은 장면. /두산중공업
▲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이 창원시와 수소액화 저장장치 개발 실증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맺은 장면. /두산중공업

◇수소산업 진입도 천명 = 두산중은 정부가 내놓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다양한 수소 활용체계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 3단계로 구성된 '수소밸류체인' 가운데 저장·운송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한 두산중은 창원시와 손잡고 '수소액화 및 저장장치 개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영하 253도에서 액체로 바뀌는 수소 성질을 이용해 수소를 액화시켜 저장하는 설비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두산중은 2022년부터 기존 기체수소보다 7배가량 운송량을 높일 수 있는 액화수소를 1일 0.5t 수소충전에 보급하게 된다.

두산중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수소는 압축가스 형태로 유통되지만, 액화수소는 압축가스보다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 저장·유통이 한결 편해진다"고 소개했다.

창원시도 수소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100여 개에 달해 수소를 지렛대 삼아 지역경제 재건을 노리고 있다.

▲ 제주도 김녕실증단지에 설치된 두산중공업 5.5MW급 해상풍력시스템 전경. /두산중공업
▲ 제주도 김녕실증단지에 설치된 두산중공업 5.5MW급 해상풍력시스템 전경. /두산중공업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 실적도 보유 = 두산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발전 실적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7년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서 두산중은 풍력발전기의 생산과 시공을 담당했고, 60㎿의 서남해해상풍력발전단지에도 참여했다.

두산중은 2018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국책과제로 추진하는 '8㎿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풍력발전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창원시가 국내 최초로 추진하는 '풍력시스템 너셀 테스트베드 구축사업'도 두산중의 풍력사업에 힘이 될 전망이다. 풍력 너셀 테스트베트 구축사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방안과 경남권 초대형 풍력시스템 생산거점 특화 및 권역별 풍력발전단지 구축사업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산업 전환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두산중공업 등 지역 내 기업의 신성장동력 측면 지원을 위해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과감하게 대규모 투자사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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