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간담회 자세한 분석 요구
특정 단어 혼용…표기원칙 필요
문제 제기 시 법적 근거 제시를

2020년 경남도민일보 제19기 지면평가위원회가 구성됐다. 올해 새로 위촉된 위원은 △김태형 변호사 △허민지 공연기획자 △안기학 김해율하초 운영위원장 △이용수 창원시 약사회 총무 △이규진 세무사 △이효정 청년노동자다. 지난해 활동한 △서혜정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 △최희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1국장 △손제희 경남여성회 부대표 △이재성 시인 △이우기 경상대 홍보실장은 올해도 그 역할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서혜정 위원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첫 회의는 지난 6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건혁 경남도민일보 고충처리인(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참석해 위원들을 대상으로 지면 평가 관련 조언을 했다.

◇서혜정 위원 =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주차구역· 화장실 유명무실(김희곤 기자)'. 장애인단체 22곳이 '도내 행정복지센터 주차장·화장실의 장애인 접근·편의성'을 모니터링했다. 기사는 그 결과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애인 문제에 항상 귀 기울이고, 사소한 것도 기사화해 개선을 촉구하려는 경남도민일보의 의지가 느껴졌다.

'국가 폭력에 맞서 싸운 할매, 함께 살자 안아주던 어머니(이수경 기자)'. 밀양송전탑 건설 때 유일하게 한전과 합의를 거부하고 반대 투쟁을 한 김말해 할머니의 서거 소식과 삶을 조명한 기사다. 고 김말해 할머니가 아닌 '진정한 투사'로 기억하게끔 하는 기사였다.

2019년 12월 경남도민일보 지면은 약자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반영한 것 같다. 올해 역시 그 기조를 이어가길 바란다.

◇최희태 위원 = '기수들 죽음 내몬 선진 경마 폐단(이창언 기자)'. 부산경남경마공원 고 문중원 기수가 부당한 구조와 대우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관련 기사다. 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 개별 고용 형태를 문제 핵심으로 지적하고 있다. '경마공원에 직접 고용된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는 고용 형태를 알기 쉽게 풀어주었다. 잇따른 죽음에도 변하지 않는 경마공원의 구조적 문제를 잘 짚은 기사다.

'비정규직-해고 고리를 끊자(박종완 기자)'.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 집단해고를 1·3면에 걸쳐 다뤘다. 기름때 묻은 노동자 사진을 크게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효과도 높였다. 2019년 마지막 지면에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경남도민일보에 감사를 전한다. 이 자체가 큰 메시지일 것이다.

◇손제희 위원 = '무지개 공동체 향해 걷고 또 걷죠(최환석 기자)'. 경남 퀴어문화축제 참가자 '우에다 유스케' 씨와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성 소수자들의 고립감을 강조하고 있다. 축제 이후 관련 기사를 1면에 배치해 '성 소수자 인권은 한 번의 축제로 해결되지 않는 우리 사회 의제'임을 일깨워 줬다.

'지방의회 예산안 계수조정 공개해야(민병욱 기자)'. 도·시·군의회 회의에서 '계수조정(예산안 정리)' 회의를 비공개 밀실 회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생중계 중단은 물론 속기록에도 남기지 않아 '누구에 의해 무슨 이유로 예산이 부활·삭감'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의회의 '깜깜이' 예산 조정 관행을 지적한 유익한 기사였다.

◇이재성 위원 = 2019년 12월 지면을 보니 다양한 도내 문화 소식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문화는 시시각각 변화하는데 이러한 문화생태계 흐름을 짚어 봐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각종 설명회·간담회 내용, 그리고 관련 정보가 필요하다. 경남도민일보가 문화계 설명회·간담회 등의 내용을 자세히 실어주면 좋겠다. 나아가 분석 기사까지 이어지면 더욱 좋다. 경남도민일보가 '내용 파악-진단-해결 방안'으로 연결, 문화를 선도하는 신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 2020년 새롭게 구성된 제19기 지면평가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6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우기 경상대 홍보실장, 안기학 김해율하초 운영위원장, 이건혁 경남도민일보 고충처리인(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허민지 공연기획자.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2020년 새롭게 구성된 제19기 지면평가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6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우기 경상대 홍보실장, 안기학 김해율하초 운영위원장, 이건혁 경남도민일보 고충처리인(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허민지 공연기획자.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우기 위원 = 12월 11~13일 세 차례에 걸쳐 실은 '아이들 글로 보는 세상(이서후 기자)'이 돋보였다.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에서 순위에 오르지 못한 글 가운데 재미있는 글을 찾아 소개했다. 진흙더미 속에서 황금을 찾은 것이다. 아이들의 순진하고 순수한 글에서 어른으로 살아갈 길을 배운다. 무심코 버릴 법한 글에서 재미있고 웃기고 감동적인 기사를 만들어낸 이 기사에 후한 점수를 준다.

어떤 기사는 '도로 결빙(블랙 아이스)'으로, 또 어떤 기사는 '블랙 아이스(도로 결빙)'로 표기하고 있다. 즉 기자 혹은 면에 따라 영문·한글 혼용 표기 방식이 다르다. 표기 원칙을 정했으면 한다.

◇김태형 위원 = '창원월영 마린애시앙 청약 대거 미달(문정민 기자)'. 기사는 상당히 장문이다. 그런데 '부영 마린애시앙 미분양'에 관해서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면 이렇게까지 길 필요가 있었을까. 기사 상당 부분이 옵션 등 '파격적 조건'에 할애하고 있다. 이는 객관적인 정보로서 가치도 없을뿐더러, 상세히 소개할 내용도 아니다. 오히려 '그렇다면 왜 이런 조건에도 분양이 잘 안 되었을까'라는 물음으로 접근했어야 한다.

◇허민지 위원 = '상습침수 창원 팔룡지구 우수저류시설 준공(이동욱 기자)'. 준공식 참석자들이 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의 사진이 실렸다. 얼핏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기사 내용에는 참석자 관련 안내가 없다. 사업 목적과 사업비 등의 내용만 있다. 그렇다면 창원 팔룡지구 위치를 안내한다거나, 인물 위주 아닌 사업 현장을 부각한 사진이 실렸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안기학 위원 = '성탄절 선물 같은 다섯째 아기(허귀용 기자)'. 저출산 극복에 대한 하동군 의지를 알 수 있는 기사였다. 또한 인구 유치를 위한 하동군의 다양한 지원·보조금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다. 사실 어떤 지원금이 있는지 잘 몰라서 신청 못 하는 경우도 많다. 경남도민일보가 지자체별 이러한 정보를 정리해 주었으면 한다.

◇이용수·이규진·이효정 위원 = '창원경상대병원 응급환자 거부 논란(박종완 기자)'. 기사는 '정확히 어떤 법적 위반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의견과 환자 편의만 다루고 있다. 응급의료는 국가 지정으로 운영하고, 세금 혜택을 얻는 만큼 엄격히 법을 지켜야 한다. 그러한 내용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지 못하다.

'주거권은 인권이다(문정민 기자)'.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 문제를 인권 측면에서 접근했다. 의미있는 시각으로 보인다.

◇참석 = 최희태·손제희·이재성·이우기·이규진·김태형·허민지·안기학·이효정·이용수 위원, 이건혁 독자권익위원(고충처리인)

◇보고서 제출 위원 = 서혜정·최희태·손제희·이재성·이우기·김태형·허민지·안기학·이용수

◇참관 = 성춘석 18기 위원장, 이일균 편집국장, 정성인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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