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봄스테이 갤러리'
젊은거리 봉리단길 개소
"자유·위로·소통 공간"

전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경남에 새로운 갤러리가 문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김해 봉황동 '봄스테이 갤러리'다.

지역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 전시로 주목을 받았던 창원 창동예술촌 '스페이스1326'이 최근 문을 닫았다. 창원 대안공간 '로그캠프'는 운영 중단 위기는 넘겼으나, 아직 전시를 재개하지 않았다.

지역 미술계에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김해 명소 '봉리단길'에 신상 갤러리가 생겼다. 이 갤러리는 지난해 11월 문을 열어 오는 18일 세 번째 전시를 연다. 주변에는 카페, 식당, 잡화점 등 젊은 층 취향이 가득한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 있다.

▲ 김해스테이 외부 전경.
▲ 김해 봄스테이 외부 전경. /이서후 기자

봄스테이 갤러리는 봄스테이 하우스 1층에 자리 잡았다. 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듯한 새하얀 3층짜리 건물은 벽돌 건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띈다.

통유리로 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내부는 아담하다. 갤러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인데, 흰색 칸막이로 공간을 분리해 동선을 만들었다. 건물과 공간의 독특함은 인테리어 전문가인 안종국(36) 대표의 감각으로 탄생했다. 인테리어와 미술, 연관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아주 없지는 않아 보이는 두 장르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걸까.

인테리어 공부차 북유럽을 방문했던 안 대표는 가정집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미술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우리는 미술 작품이라고 하면 전시장에서나 보는 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평범한 집에 걸려있는 미술 작품을 보고 놀랐다.

▲ 대표 안종국 씨. /이서후 기자
▲ 대표 안종국 씨. /이서후 기자

둘러보니 유럽에는 동네 곳곳에 미술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더라. 결국 인테리어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로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미술품을 더욱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갤러리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여러 장소를 물색하던 안 대표는 어릴 적 추억이 어린 김해 봉황동을 찍었다. 애정 담긴 지역이 문화와 예술의 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앞으로 지역 청년 작가들이 봄스테이에서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청년이란 신체 나이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유연한 사고로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작가라면 나이는 상관없다.

젊은 관람객 유입을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방명록을 작성하거나 SNS에 해시태그를 넣어 게시물을 올리면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또 매 전시 주제와 어울리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 '봄스테이' 내부.
▲ '봄스테이' 내부. /이서후 기자

봄스테이 갤러리는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며, 틈틈이 독서모임과 플리마켓 등을 열어 지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안 대표는 "봄스테이 갤러리가 '빛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건물에 빛이 잘 들기도 하고, 작가에게는 전시 공간으로, 관람객에게는 위로받는 공간으로, 지역민에게는 소통 공간으로서 '빛'이 되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봄스테이 갤러리는 오는 18일부터 신부식 작가 조각전시 '가족, 혼자이며 함께 걷는 길'을 연다.

전시는 31일까지. 문의 봄스테이 갤러리(010-6659-8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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