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해 타격 3관왕 최고 활약
포수·주장 모두 팀 이끄는 자리
올해는 5등보다 더 높은 곳 도전

지난 시즌 타격 3관왕에 오르며 팀의 가을야구 복귀를 이끈 NC다이노스 양의지가 올해는 주장 역할까지 한다. 2019년 시즌 종료 후 선수단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양의지를 주장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이동욱 감독과 코치진도 동의했다.

당대 최고의 포수라는 이름에 주장 타이틀까지 안아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나, 양의지는 오히려 "주장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밝게 웃으며 말했다.

지난 8일 구단 신년회가 끝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NC 합류 후 2년 차에 주장을 맡게 해 준 선수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책임감을 짊어지고 잘 이끌도록 하겠다"고 주장이 된 소감을 밝혔다.

앞서 이 감독도 '양의지 주장 선임'을 환영했다. 이 감독은 "내비게이션이 좋아야 빨리 가는데, 그야말로 인공지능이 잘 달린 내비가 생겼다. (양의지는) 좋은 길잡이"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먼저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통 주장은 팀원이나 감독님이 원해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의견을 모아줘서 이렇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이어 "포수는 팀을 이끄는 자리다. 주장까지 맡는다고 해서 딱히 무리가 되진 않을 듯하다"며 "경기 때 팀을 이끄는 것처럼, 라커룸에서도 똑같이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연히 '주장 양의지'를 향한 기대도 크다. 2018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125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는 이적 첫해 '돈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2019시즌 양의지는 타율(0.354)·장타(0.574)·출루(0.438) 부문을 휩쓸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양의지는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 자리도 꿰찼다. 지난해까지 38번째 시즌을 맞은 프로야구에서 포수가 타격왕에 오른 건 이만수뿐이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주전 포수로서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뽐낸 양의지는 2018시즌 꼴찌로 추락했던 팀을 5위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김종문 NC 단장은 "양의지는 투수들에게 잔소리도 하는 등 야수와 투수 모두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애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 지난 8일 NC다이노스 신임 주장 양의지가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8일 NC다이노스 신임 주장 양의지가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양의지는 지난 성과를 오로지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받은 애정을 올해 고스란히 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선수들과도 친해지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이제는 내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이어 "지난해 야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선·후배라기보단 동료라는 생각으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많이 대화하려 한다. 그러면서 경쟁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며 "한 경기 한 경기를 쉽게 하기보단, 끝까지 야구장에 남아주는 팬을 위해 열심히 하자는 말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양의지는 지난 시즌 나성범의 부상으로 임시 주장을 맡았던 박민우와 복귀를 앞둔 나성범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양의지는 "박민우가 잘 이끌어줬다. 올해는 중간에서 안 보이는 부분을 신경 써 줬으면 한다"며 "특히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선수들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 격려의 말을 많이 하면서 말이다. 어린 선수들은 조심스럽다. 내 스타일대로 말하면 상처받을 수 있다"며 웃었다. 양의지는 이어 "몸 상태를 물어보고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신 천천히 하라고 이야기도 했다"며 "올해 (주장이었던 나성범을 생각해서라도)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베어스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나 경험한 양의지는 올해 NC에서 우승 영광을 누리겠다는 목표도 품었다. 양의지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조금 더 잘하고 싶다. '대권'에 도전해보겠다는 선수단의 강력한 의지도 있다"며 "내 생각도 똑같고 구단과 감독님, 프런트 모두 한마음이다. 지난해 꼴찌에서 5등으로 올라갔으니 올해는 5등보다 더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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