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smombie)'라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를 합친 말이다. 2015년 독일에서 처음 사용된 말로 '길을 가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매여있는 현 세태를 풍자한 말이기도 하다.

미국 관련 전문가들은 자국에서 일어난 보행자 사고 가운데 10%가량이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행 사고'는 최근 4년 동안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스마트폰 보급의 증가와 더불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보행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여러 위험에 노출된다. 당연히 시야 폭과 전방 주시율이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소리로 인지하는 거리와 속도가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즉,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는 '눈과 귀를 막고 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폰을 착용한 보행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러한 보행자는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스몸비 교통사고 증가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도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벨기에는 '스마트폰 전용 보행자도로'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은 건널목에 스마트폰 보행신호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같은 경우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은 보행자 교통사고가 많은 지역을 중점으로 순찰차 거점근무 및 집중적인 순찰을 하고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는 '스몸비 예방'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들은 '걸을 때 스마트폰 주의' 등의 문구가 적힌 표지판·LED 바닥신호등 설치·운영 등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관련 대책이 나오고 그것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경각심을 두는 것이다. 건널목을 건너고 거리를 걸을 때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자제하자. '나부터 스몸비가 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둔다면 앞으로 관련 교통사고가 지금보다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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