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기 해법은 정부·기업·시민 협치"
전문가 하나같이 강조한 답, 실천하자

지난해 말 통영 옛 신아조선소 부지에서 공공창업지원공간인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 개소식이 열렸다. 이날 김경수 경남지사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 지방 정부, 추진 주체(LH) 3자가 함께 해나가야 한다"며 "과정에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경남도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통영의 도시재생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은 조선업 침체로 문을 닫은 폐조선소의 본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창업 지원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실직자·주민의 재취업과 신규 창업 지원을 위한 창업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9일 창원컨벤센터에서 열린 '2020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은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스웨덴 말뫼, 미국 포틀랜드, 스페인 빌바오의 전·현직 행정가를 초청해 각각의 도시재생 전략을 듣는 자리였다. 경남도도 산업·고용의 위기와 고령화와 인구유출 등 지방소멸의 위기를 맞은 경남이 앞서 같은 위기를 겪었지만 새로운 활력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선진 도시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방안을 찾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수만 명이 도시를 살린 비결을 찾고자 이들 도시를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이날 3명의 전문가가 제시한 비결은 다소 시시할 정도의 모범답안 수준이었다.

3명의 전문가는 이날 "도시가 쇠락하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정부뿐 아니라 시민단체, 기업, 노동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각의 도시 특색에 맞는 정책 수립과 소요 비용 등은 천차만별이지만, 하나 확실한 공통점은 도시를 둘러싼 모든 구성원의 참여가 위기 극복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리팔루 전 스웨덴 말뫼 시장은 "도시의 모든 이해 관계자와 시민을 논의 테이블로 불러야 하고 그들이 모든 변화과정의 행위자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새뮤얼 애덤스 전 미국 포틀랜드 시장도 "도시를 살리는 데 있어 모든 이해 관계자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연말 통영에서 언급한 김 지사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경남도는 이번 포럼을 통해 도시재생에 관한 확실하고 강력한 힌트 하나를 얻었다. 민관 협치의 중요성이다.

또 하나 긍정적인 점은 이날 포럼에 대한 관심이었다. 300석 규모는 시작 30분 전부터 참석자들이 일찌감치 나와 자리를 꿰차고 앉았고, 뒤늦게 입장한 시민들은 곳곳에서 선 채로 2시간 가까이 통역기를 끼는 수고로움을 감수했다.

이제는 실천만이 남았다. 실제 시민이 참여하고 논의해서 사업을 만들기보다 단체장 임기 내 업적을 위해 관 주도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만 지양하자.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민 참여가 시민 지지로 바뀔 수 있다. 스웨덴 말뫼 시장이 1994년부터 2013년까지 19년간 시장직을 수행한 비결도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아니었을까.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