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창원 초·중학생들 집회
김 지사에 편지로 대응책 제안

"겨울은 추워야 하지 않나요? 우리는 벌써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외침에 응답해주세요."

열심히 공부하며 꿈꾼 미래가 기후 변화로 송두리째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10대 청소년들을 거리로 모았다. 어쩌면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은 경남도지사에게 전하는 편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해·창원지역 초·중학생 10명이 13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후 위기를 고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청소년들은 한번 쓰고 버리는 현수막 대신 종이상자를 재활용해 손팻말을 들었다.

청소년들은 김경수 도지사에게 편지를 써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김해 내덕중학교 1학년 김현재 학생은 "가축을 기르고 사료용 곡식을 재배할 땅을 확보하고자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타고 있다. 나도 고기를 많이 좋아하지만 육식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고기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학생은 학교 급식에 매일 고기가 나온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김 학생은 "프랑스에서는 기후 변화와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 채식 급식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도 주1회 채식 급식 의무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 김해·창원지역 초·중학생 10명이 13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후 위기를 고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혜영 기자
▲ 김해·창원지역 초·중학생 10명이 13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후 위기를 고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혜영 기자

김다영(내덕중 1학년) 학생은 기후 위기 대책은 논의와 법이 아니라 당장 실천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김 학생은 "국민 모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부터 시작해 짧은 거리는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나 도보로 움직이는 실천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민(내덕중 1학년) 학생은 "호주 산불이 5개월이나 이어지고 있지만 어른과 우리 모두 너무나 무심하다. 우리와 다음 세대를 살려달라"고 호소하며 "문화시설 이용 때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온 이용객에게 할인을 해주는 등 '기후 대응 할인제도'를 고민해봤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는 창원 반송초교 3학년 박시원 학생이다. 박 학생은 "지난 8일 창원에서 조천호 대기과학자 강의를 듣고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을 막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곧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대처를 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집회는 내덕중학교 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김해 청소년 기후 행동'이 주도하고 창원지역 학생들이 개별 참여했다. 이날 모인 학생들은 지역 내 환경단체 도움으로 학교 간 연대를 통해 '경남 청소년 기후 행동'을 곧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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