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 개선한 간선급행버스체계
교차로 우선신호 '정시성'강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한계 극복

최고급형 간선급행버스체계(Super-Bus Rapid Transit·이하 S-BRT)가 창원에 구축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창원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뻥뻥 잘 뚫린 도로를 왜 좁히려 하느냐는 불만부터 교통난을 불러와 주변 아파트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S-BRT는 기존 국내에 선보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업그레이드하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지상의 지하철'로 불린다고 합니다. 아직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않은 만큼 오해할 수 있고, 변화가 막막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시민 반응,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진단 등으로 이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BRT 확산과 S-BRT 등장 = 창원시는 허성무 시장 공약으로 BRT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사업 기간은 5년, 육호광장∼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3·15대로와 원이대로) 길이 18㎞ 왕복 6∼8차로가 대상지다. 이 와중에 지난 2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S-BRT 시범사업 지역으로 창원을 포함해 인천 계양·부천 대장, 인천, 성남, 세종 5곳을 선정했다. 창원에서는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9.3㎞·원이대로)가 2023년까지 S-BRT 구간으로 바뀐다.

S-BRT 이전에 BRT 등장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BRT는 장애인·노인·아동·여성 등 교통약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다. 기존 도로 중앙에 있는 1차로 2개를 버스만 다니는 전용차로로 바꾼 형태(중앙버스전용차로제)인데, 한정된 도로 폭으로 승용차 운전자는 다소 불편해질 수 있는 체계다.

2015년 서울연구원이 낸 <서울시 간선급행버스시스템 해외 도시와 비교평가>를 보면 BRT는 1974년 브라질 쿠리치바에서 도시 대중교통 체계로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세계 각국 도시로 확산했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을 포함한 주요 도시가 이를 도입해 자리를 잡았는데,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최초로 개통한 지하철보다 역사가 짧지만 널리 퍼져 정착한 셈이다.

▲ '지상의 지하철'로 불리는 S-BRT 구간 중 한 곳인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도로. 창원 S-BRT는 육호광장∼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3·15대로와 원이대로) 사이에 구축되며 2023년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 구간이 우선 개통될 예정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지상의 지하철'로 불리는 S-BRT 구간 중 한 곳인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도로. 창원 S-BRT는 육호광장∼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3·15대로와 원이대로) 사이에 구축되며 2023년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 구간이 우선 개통될 예정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2016년 한국교통연구원이 낸 <개발도상국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현안과 시사점>에는 그해 기준 세계 207개 도시가 BRT를 도입했다고 나온다. 특히 BRT를 "(쿠리치바 이전부터) 기존 철도 시스템보다 적은 비용으로 승객에게 고품질 수송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경전철이나 도시철도 특징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BRT는 지하철처럼 높은 속도와 정시성을 목표로 설계됐고, 실제로 공사 비용은 지하철보다 훨씬 적다.

그런데 BRT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자체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다른 도로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고, 교차로에서 멈춤·지체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개선한 S-BRT가 등장했다. 국토부는 'S-BRT 표준 지침'을 내놓았는데, 5개 분야 16개 세부 요소를 담았다. 전용주행로뿐만 아니라 교차로 우선신호, 수평 승·하차, 굴절버스와 같은 대용량 차량 투입 등이다.

◇시민 토론 활발 = 버스 이용자냐 승용차 운전자냐에 따라 시민 반응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모(33) 씨는 "도로가 줄어들면 번잡스러워질 것 같고, 그 구간에서는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부산이 간선급행버스로 더 복잡해진 것 같았다. 창원은 탁 트여 있는 장점이 사라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64) 씨는 "자가용이 없어 버스를 이용할 일이 많은데, 새로운 대중교통 체계가 생긴다면 당연히 좋을 것 같다"며 "손자랑 같이 사는데, 이제 손자도 나도 덜 힘들 것 같다. 다리 아프게 오래 기다릴 일도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창원시 SNS와 포털 커뮤니티에서도 공방이 오갔다. "원이대로는 아파트 밀집 지역인데, 교통체증이 심각해져 아파트 인기 하락으로 이어질 것", "자전거도로와 조경 면적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도로는 한정돼 있고 차량은 늘고 있는데, 승용차들이 도로에 전세를 냈느냐. 더 편해진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라는 것",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 정류장만 봐도 택시와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버스전용차로가 무용지물이고 속도가 떨어진다. 그 대안으로 마땅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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