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협의 없이 감독 간담회 단장 자리 신설 주장도 난무
팬들 "명문 도약 의지 퇴색" 대표이사 선임 재촉 목소리

경남FC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경남FC 수뇌부 구성은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감독 선임 먼저-대표 선임은 시간 갖고'라는 방향이다. 감독은 지난해 말 이미 선임됐지만 새 대표이사 선임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는 돼야 결정될 전망이다.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면서 일부 경남FC 이사들의 행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FC 이사인 오진열 창원시축구협회장은 지난 7일 도내 초·중·고 축구클럽 감독은 물론 최경돈 창원시청 감독까지 참가하는 설기현 감독과 간담회를 자비로 마련했다.

이 자리는 오 회장이 '경남FC 이사' 자격으로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구단 프런트와 협의되지 않았고 구단은 '통보'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칭스태프까지 구단의 관리 아래 있어야 하는 데도 '이사'라는 점을 이용해 사적으로 감독을 불러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구단 공식 예산으로 공식 일정에 따라 진행해야 할 일을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 구설을 낳았다.

더구나 이날 설치된 펼침막의 경남 구단 엠블럼은 창단 당시의 것으로, 지금의 엠블럼이 아니어서 누리꾼들의 뭇매에 내몰렸다.

설기현 감독 부임 후 팬들 반응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감독 선임 후 2주 정도 지나고 설 감독의 선수 영입이나 행보를 보면서 우려보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하는 목소리는 남아있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설기현 시스템'에 힘을 모아 K리그1 승격에 힘써야 할 경남이지만 이런 일부 이사의 돌출 행동은 성과를 기대하는 팬들의 맥이 풀리게 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설 감독 간담회 사진이 한 축구 커뮤니티에 게시되자 근래 드물게 댓글이 150여 개 달렸는데 대부분 '축구인이라면서 어떻게 엠블럼이 바뀌었는지도 모르느냐'는 비판이었다.

여기에 다른 이사들도 구단 직제에 없는 '단장' 자리를 거론하면서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경남 구단 ㄱ 이사는 "한 이사가 직제에 있지도 않은 '단장'을 언급하면서 마치 자신이 곧 단장이 될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다른 한 이사도 사적인 관계에 있는 이에게 맡기고자 단장직 신설을 강하게 밀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ㄴ 이사는 구단주 선거에 도움을 준 인연으로 이사가 됐지만, 이사 선임 당시부터 구단주와 친분을 내세우며 단장직에 대한 욕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ㄷ 이사는 자신의 형을 그 '단장'에 앉히고자 단장직 신설을 주장한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K리그 22개 구단 중 '단장'직을 두고 있는 구단은 일부 기업구단으로, 대표이사를 기업 경영진이 겸임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구단을 관리·감독할 역할로 단장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민 구단에서 단장직은 감독과 대표이사 사이에서 '옥상옥'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일부 이사의 돌출행동은 결국 새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면서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 구단 ㄹ 이사는 "일부 이사의 돌출적인 행동은 구단주의 신임을 받는 대표이사가 중심을 잡고 나간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구단주 신뢰'를 바탕으로 호가호위하는 일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새 대표이사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한 축구인은 "김경수 구단주가 경남FC를 FC바르셀로나 같은 명문 구단으로 육성하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했고, 팀이 2부로 강등된 올해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 감사드린다"며 "1부 승격을 넘어 정말 명문 구단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구단주와 팬들의 열망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 대표이사와 관련해서는 전문 경영인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퇴직 관료나 축구인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력풀이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9일 현재 경남FC 이사회 개최를 두고 서면 동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주요 안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는 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에서 선출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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